우리나라 중년 남성들의 어깨가 축 처져있다. 사회에서는 후배에게 밀리고 퇴직 압박에 시달린다. 가정에서는 아내, 자녀들과의 소통 부족으로 왕따 아닌 왕따 신세다. 식욕부진, 불면증에 시달리고 기댈 곳이 없다 보니 희망이 사라졌다고까지 한다. 앞만 보고 가정을 위해 달려온 중년의 남성들이 방향을 잃었다. 어떻게 제자리를 찾아갈까.
남성사역연구소장이자 사랑의교회 사랑패밀리센터 책임자인 이의수(50) 목사는 “성경이야말로 남자들이 꼭 봐야 할 인생의 내비게이션”이라며 “말씀을 붙잡고 기도의 무릎을 꿇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흔들리는 상황에 요동하지 않기 위해서 믿음으로 균형추를 단단히 세워야 한다는 것이다.
이 목사는 “남편을 ‘진짜 사나이’로 다시 태어나게 하는 힘은 ‘말씀과 기도’뿐”이라며 유달리 짧은 남편들의 기도를 지적했다. 그는 “말씀에 기초한 기도로 현실을 돌파해야 한다”며 “기도의 초점은 내가 원하는 것이 아닌 하나님의 뜻을 구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렇다면 구체적으로 어떻게 기도를 드릴까. 기도의 방법을 몰라 고민하는 남편을 위해 이 목사는 각각의 상황에 따른 말씀을 근거로 기도 방법을 제시했다.
먼저 불안과 두려움이 엄습할 때는 “내 영혼아 네가 어찌하여 낙심하여 어찌하여 내 속에서 불안해하는가 너는 하나님께 소망을 두라”(시 43:5)는 말씀부터 읽어나간다. 이어 거룩한 손을 모으기 위해 분노하고 가슴을 쳤던, 책상을 내리쳤던 손을 깨끗하게 씻는다. 상대를 향해 삿대질하면서 다퉜던 손부터 씻어야 한다. “예배자의 마음속에 있어서는 안 될 분노와 다툼으로 더렵혀진 마음의 손을 씻어야 합니다. 거룩한 손을 가질 때 하나님은 분명 치유해주시고, 하나님 앞에 두 손을 모으고 기도하면 막힘없는 은혜를 받을 수 있습니다.”
상한 마음을 치유하고 싶을 때는 창세기 50장 20절을 읽는다. 좋은 아버지가 되고 싶다면 먼저 힘을 다해 하나님을 사랑하고(신 6:5), 믿음으로 자녀를 축복하며(히 11:20∼21), 가장으로서 끝까지 가족을 돌보고 지키며(딤전 5:8), 하나님 앞에서 책임을 감당할 수 있도록 기도하면 된다(수 22:3).
기도 무릎을 꿇을 때는 특히 감사를 잊지 말아야 한다. 이 목사는 “감사는 모든 상처의 특효약”이라며 “감사 가운데서도 특별히 희망 감사를 꼭 넣을 것”을 주문했다.
이 목사는 최근 이 같은 기도의 방법을 담아 ‘남편의 무릎으로 세우는 우리 가정’(두란노)을 출간했다.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가정상뿐 아니라 남편의 영혼을 위한 방법, 자녀와의 관계, 아내와의 관계, 직장생활, 인생 후반전 비전 등을 구체적으로 담았다.
이 목사는 지난여름 안식월을 맞아 한 달 동안 스페인 산티아고를 올랐다. 철저하게 고독한 상황 속에서 그동안 분주해 마주할 수 없었던 하나님을 더 가까이 만나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누구보다 열심히 40대를 살아왔고 프라임타임을 맞았던 이 목사는 50대가 되면서 자신과 대화하고 싶은 마음이 간절했다. 순례과정에서 중년 남성의 고뇌와 그 원인을 알게 되었고 하나님 안에서 회복되는 시간을 가졌다. 22일 동안 하루 30㎞씩 걷고 또 걸으면서 느낀 점이 많았다.
“순례 길에서 노란 화살표를 따라 가다가 화살표가 안 보일 때 두리번거렸어요. 남자가 삶의 방향을 잃어버렸을 때 이런 마음일 수 있겠다 싶었죠. 화살표를 찾고 나니 두려움이 안정과 평안함으로 바뀌었습니다. 이게 인생의 길이더군요. 내가 원하는 길이 아니라 주님이 원하시는 길을 가야 한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길은 곧 ‘순종’입니다.”
김아영 기자 cello08@kmib.co.kr
남성사역연구소장 이의수 목사 “지친 중년 남성들, 성경이 삶의 내비게이션”
입력 2014-10-18 02: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