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은 중국에 의존해 유지되는 실패한 국가이며, 외부 압력으로 전쟁을 일으키거나 정권 붕괴 상황을 맞을 가능성이 높다고 미국 육군이 분석했다. 또 미국과 무력 충돌을 빚을 ‘적국’으로 중국, 러시아, 이란, 북한, 테러조직 등이 꼽혔다.
미 육군은 지난 7일(현지시간) 펴낸 ‘육군 작전 개념(AOC): 복잡한 세계에서 승리하기’라는 제목의 보고서에서 “중국·러시아와 같은 ‘경쟁강국(competing powers)’, 이란·북한 등 ‘지역강국’, 알카에다·이슬람국가(IS)와 같은 초국가적 테러조직과 무력 충돌을 빚을 조짐들이 나타나고 있다”고 분석했다.
미 육군은 잠재적 무력충돌 대상국가로 북한을 포함시킨 뒤 “위험한 군사적 위협이자 중국의 후원에 의존해 살아가는 실패한 국가로 핵무기를 늘리고 탄도미사일 능력을 강화해 노후화됐으면서 규모가 큰 재래식 전력을 보완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어 “북한군은 사이버전과 생화학전쟁을 수행할 능력을 갖추고 있다”며 “북한은 정부와 군의 주요시설과 무기들을 지하 은신처에 설치해 놓았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북한 지도부에 대한 경제·사회·정치적 압력이 전쟁 또는 정권 붕괴로 이어질 수 있어 현재 미 육·해·공군이 한국군과 공동으로 작전을 펼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가장 먼저 무력충돌 가능성이 있는 국가로는 중국이 지목됐다. 보고서는 “단기적으로 주변국을 비롯해 미국과 안정적 관계를 맺고 있지만 장기적이고 포괄적인 군사현대화 프로그램을 계속 추진하고 있다”면서 “중국의 행태는 미국의 동맹·우방국들을 포함하는 주변국들과 충돌을 빚고 있다”고 적시했다. 또 “중국은 우주와 사이버공간에서 미국을 무력화하려고 노력하고 있다”면서 “미 육군은 앞으로 (중국과의) 무력 충돌을 막고 적들을 억지하며 우방들을 강화하기 위해 지역적으로 관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러시아의 경우 “유라시아 지역에 대한 패권을 확장하고 있다”면서 “강력한 미국의 지상군 파견이 러시아의 모험주의를 막고 국가적 역량을 보호하며 정치적 충돌과정에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란에 대해선 “포괄적인 군사 현대화를 추구하고 있어 미국의 지역적 목표를 저해할 잠재적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15일 워싱턴DC 정가에서는 육군을 중심으로 한 지상군의 중요성을 유독 강조하는 등 이번 보고서가 시퀘스터(자동예산삭감)에 따른 예산감축을 막아보려는 의도에서 작성됐다는 관측도 나온다.
워싱턴=배병우 특파원
“북한, 외부 압력으로 전쟁 유발 가능성”
입력 2014-10-17 02: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