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전단 계속 살포땐 더 강한 타격…2차 고위급 접촉은 여전히 유효”

입력 2014-10-13 04:46
북한은 12일 대북전단(삐라) 살포가 계속될 경우 더 강한 ‘물리적 타격’을 가할 것이라고 위협했다. 그러면서도 2차 고위급 접촉 일정이 여전히 유효하다며 남한 당국의 진정성 있는 행동을 전제로 대화의 여지를 남겼다.

북한은 ‘고위급 접촉 북측 대표단 대변인 담화’에서 지난 10일 탈북자 단체의 대북전단 살포를 비난하며 “삐라 살포와 같은 도발이 계속되는 한 보다 강도 높은 섬멸적인 물리적 타격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밝혔다고 조선중앙통신이 보도했다. 담화는 “삐라 살포는 남조선 당국의 노골적인 묵인하에 진행됐다”고 주장했다.

그럼에도 북측은 담화에서 “지난 10월 4일 인천 고위 당국자들의 접촉은 북남관계 개선에 좋은 분위기를 마련하는 중요한 계기였고 이에 따라 제2차 고위급 접촉도 일정에 올라 있다”고 소개하면서 “이제 중요한 것은 모처럼 마련된 개선 분위기를 계속 살려나가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아직 선택의 기회는 있다”면서 “온 겨레가 남조선 당국의 움직임을 예리하게 주시하고 있다는 것을 순간도 잊지 말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는 고위급 접촉이 여전히 유효함을 내비치면서 대북전단 살포를 당국 차원에서 막아달라는 요청으로 해석된다. 앞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이날 기사에서 “도발의 주모자는 남조선 당국이며 2차 고위급 접촉도 물거품으로 된 것이나 다름없게 됐다”고 고위급 접촉 무산 가능성을 시사하기도 했다.

정부도 2차 고위급 접촉이 성사돼야 한다는 게 기본 입장이다. 통일부 당국자는 “2차 고위급 접촉 일정이나 의제를 검토해 적절한 시점에 북측에 전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 당국자는 특히 북한의 고사총 도발과 관련, “과거 국민의 신변안전에 문제가 있으면 조치를 해왔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고 설명했다. 군사분계선 지역 주민 안전에 비상이 걸린 만큼 향후 정부가 전단 살포를 일정 부분 제한할 것으로 해석돼 주목된다. 실제 경찰이 이민복 북한동포직접돕기운동 대북풍선단장이 11일 경기도 연천 일대에서 추가로 대북전단을 날리려는 것에 대해 자제를 강하게 요청해 살포가 이뤄지지 않았다.

이런 가운데 국방부가 북한이 대북전단을 향해 고사총을 발사한 직후 북측에 전화통지문을 보내 도발을 강력히 경고한 것으로 뒤늦게 알려졌다. 국방부는 통지문에서 “북한의 고사총 발사라는 도발적 행위는 유엔헌장과 정전협정, 남북기본합의서를 정면으로 위반한 것이며 추가 도발하면 강력 대응할 것을 엄중히 경고한다”고 밝혔다.

백민정 기자 min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