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연합 공습에도…IS 위세 여전…이라크 안바르주 함락위기

입력 2014-10-13 03:04
미국이 주도하는 국제연합전선의 공습에도 불구하고 ‘이슬람국가(IS)’의 위세가 여전하다. 1주일째 교전이 이어진 시리아 코바니 지역은 공습만으로는 IS로부터의 방어를 장담하기 어려운 지경까지 몰렸다. 공습이 시리아에 집중된 틈을 탄 IS가 이라크 수도 바그다드로 진군을 계속하면서 수도 인근 안바르주가 함락 위기에 처했고, 기존 점령지에서는 공개처형과 강제결혼, 인신매매가 자행됐다.

칠레를 방문 중인 척 헤이글 미국 국방장관은 12일(현지시간) 코바니가 “매우 위험한 상황”이라고 밝혔다고 영국 BBC방송 등이 전했다. 헤이글 장관은 “공습이 성과를 거두고 있지만 IS는 여전히 코바니 외곽 지역을 점령하고 있다”면서 동맹국들의 더 많은 노력이 필요함을 강조했다.

코바니로 시선이 쏠린 사이 이라크 전황도 급박하게 돌아가고 있다. 바그다드 공격의 중간거점이 될 수 있는 인근 안바르주의 주도(州都) 라마디가 함락 직전에 처했다. AFP통신은 11일 익명의 미국 국방 관계자를 인용해 “안바르주의 상황이 극도로 취약하다”면서 “쿠르드 민병대와 달리 이라크군은 IS의 위협에 효과적으로 대응하지 못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AFP통신은 또 IS가 주장하는 ‘칼리프 국가’의 사실상 수도 격인 이라크 제2도시 모술 인근 지역에서 최근 지역 정치인과 두 명의 의사를 포함한 최소 4명의 여성이 처형됐다고 보도했다. 현지 인권단체 관계자에 따르면 모술에서만 의사와 변호사 등 3명의 여성이 IS에 의해 처형당했다. 북부 탈아파르에서는 수니파 이라크 투르크멘전선 소속의 전 여성의원인 이만 모하메드 유누스가 IS에 의해 납치·살해됐다. 이 밖에 지난 9월 납치된 현지 살라후딘 방송 소속 촬영기자 라드 알아자위와 그의 형제를 포함한 민간인 4명도 공개 처형됐다.

IS가 납치한 소수민족 여성을 대원들과 강제 결혼시키거나 인신매매를 자행한다는 증언도 나왔다. 인권단체 휴먼라이츠워치(HRW)는 IS에 납치됐다가 탈출한 이라크 야지디족 여성 14명과 남성 2명을 면담한 결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보고서를 12일 발표했다.

미국을 포함한 국제연합전선 군 수장들은 비상회의를 열어 추가 IS 대응책을 논의키로 했다. 미 국방부 관계자는 “마틴 뎀프시 미 합참의장을 포함한 21개 국제연합전선의 군 고위 관계자들이 14일 미국 메릴랜드주 앤드루스 공군기지에서 회담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정건희 기자 moderat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