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출신 감독 맞대결·루키들 자존심 승부·빅맨 싸움…농구 주말 코트 팬들 열광했다

입력 2014-10-13 03:01
2014∼2015 KCC 프로농구 정규리그가 시작된 지난 주말 코트에선 많은 일들이 일어났다. 스타 출신의 사령탑 대결과 빅맨들, 신인들의 자존심 싸움에 팬들은 열광했다.

12일 서울 잠실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서울 SK와 서울 삼성의 경기. 팬들의 시선은 선수들이 아니라 양 팀 감독에게 향했다. SK 문경은(43) 감독과 삼성 이상민(42) 감독은 경기 전 나란히 방송 카메라 앞에 섰다. 두 ‘오빠 감독’은 겉으론 웃었지만 속으론 치열한 신경전을 벌일 수밖에 없었다.

연세대 1년 선후배인 두 사람은 현역 시절 ‘농구대잔치 세대’의 황금기를 구가하며 오빠부대를 끌고 다녔던 스타 출신이다. 문 감독은 2011년부터 SK 감독대행을 시작으로 지도자의 길로 들어섰고, 이 감독은 이번 시즌을 앞두고 처음 지휘봉을 잡은 초보다.

경기 결과는 93대 78로 문 감독의 승리였다. 문 감독은 “내가 감독이 조금 더 일찍 됐을 뿐이지 이 감독에게 조언할 입장이 아니다”며 “질 때는 모든 것이 혼란스럽고 잘 보이지 않는다. 빨리 1승을 해야 이기는 방법도 알게 되고 어느 정도 자리를 잡을 수 있다”고 후배 감독에게 조언했다.

전날 열린 고양 오리온스와의 개막전에서 패한 이 감독은 “전반에 골밑 득점이 26-10일 정도로 확률 농구에서 졌다. 첫 승을 빨리해야 선수들이 자신감이 생길 것 같다”고 말했다.

전주 KCC 하승진(29·221㎝)과 창원 LG 김종규(23·206㎝)의 시즌 첫 빅맨 맞대결도 눈길을 끌었다. 하승진은 이날 경남 창원체육관에서 열린 LG와의 원정 경기에서 26분43초를 뛰며 15점, 9리바운드를 기록하며 팀의 84대 79 승리를 이끌었다. 공익 근무를 마치고 이번 시즌 복귀한 하승진과 프로 2년차 김종규가 맞대결을 벌인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신인이던 지난 시즌 LG를 정규리그 1위에 올려놓으며 맹활약한 김종규는 이날 경기에선 20분2초를 뛰며 10점, 2리바운드를 기록하는데 그쳤다. LG는 이날 패배로 지난 시즌부터 이어오던 정규리그 연승 행진을 14에서 멈췄다.

이번 시즌 프로농구 전체 1, 2순위인 고양 오리온스 이승현(22·197㎝)과 삼성 김준일(22·202㎝)은 전날 개막전에서 맞대결을 벌였다. 17분36초 동안 출전한 이승현은 4득점 3리바운드 3가로채기의 성적을 냈다. 눈에 띄는 기록은 아니지만 고비 때마다 궂은일에 앞장서며 오리온스의 승리(79대 72)에 힘을 보탰다. 김준일은 이날 14분59초 동안 뛰며 4득점 5리바운드 2블록슛으로 이승현과 비슷한 활약을 했지만 팀 패배로 빛이 바랬다.

김태현 기자 taehy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