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여성CEO 열전] (38) 에듀테인먼트 기업 ‘더꼼마’ 민성아 대표

입력 2014-10-13 02:59
민성아 ㈜더꼼마 대표는 지난 10일 서울 강남구 학동로 스튜디오에서 “에듀테인먼트 기업인 더꼼마가 가족의 회복·치유 공간은 물론 선교의 꿈을 키우는 베이스캠프가 되도록 힘쓰겠다”고 말했다. 허란 인턴기자
“아이들이 바르게 커가길 바라면서 이 일을 하고 있습니다.” 민성아(46) 대표는 세 아이의 엄마이자 35명의 직원을 거느린 포토 스튜디오 업체 ㈜더꼼마 사장이다. 흥미로운 점은 기념사진을 촬영하는 공간이 산모와 유아, 아동의 심리치료 공간까지 하고 있다는 것이다. 민 대표는 사진 촬영에 그치지 않고 엄마들이 깔끔하면서도 세련된 공간에서 산전후 스트레스 검사와 양육 스트레스 검사, 영유아 성격 검사, 성장발달 검사 등을 할 수 있도록 배려했다.

민 대표는 “세 아이를 키우면서 수많은 시행착오를 겪었다”며 “누군가 심리적으로 지도해주고 육아 노하우를 전수해 준다면 산후 우울증과 육아 스트레스로 어려움을 겪는 엄마들에게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해서 이 사업을 시작하게 됐다”고 말했다.

민 대표는 2003년 경기도 수원에서 포토 스튜디오 사업에 처음 뛰어들었다. 단순 일처럼 여겨진 사업이 세계 선교, 부모와 자녀의 정서적 안정을 회복하기 위한 ‘사역’으로 전환된 것은 2006년 순복음송파교회(김성수 목사) ‘내 생애 가장 아름다운 30대 선교회’ 활동을 하면서부터다.

“젊은 청년들이 중국, 일본, 동남아시아에서 자비량 선교사로 활동할 수 있는 방법이 무엇일까 고민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다가 제가 하고 있는 사업으로 충분히 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청년들이 사진작가로, 촬영 보조자로, 앨범 편집자로 활동하면서 선교 현지에서 복음을 전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민 대표가 신앙생활을 시작한 것은 1985년 고등학교 2학년 때다. 불신자 가정에서 태어난 민 대표의 얼굴에 심한 두드러기가 발생해 부풀어 올랐지만 차도가 없었다. 그러던 차에 옆집 아줌마가 민 대표 모친에게 “속는 셈 치고 교회 한번 나가 봐라. 하나님이 고쳐주실 것”이라며 수차례 전도를 했다. 교회 문지방도 넘지 않았던 민 대표와 모친은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경기도 파주 오산리최자실기념금식기도원을 찾아갔다. 그런데 놀랍게도 피부가 말끔히 낫게 됐다. 민 대표는 이를 기적이라고 봤다. 이어 98년 원인을 알 수 없는 질병으로 딸이 고생할 때에는 불신자인 남편이 교회에 출석하는 일이 일어났다. 민 대표 부부의 신앙심은 이 같은 과정을 통해 깊어졌다.

신앙으로 변화된 민 대표 부부의 꿈은 30대 젊은 부부들을 위한 특화된 예배를 드릴 수 있는 공간을 확보하는 것이었다. 민 대표는 “당시 선교회에는 120여명이 활동을 했는데 자녀들만 40명이 넘었다”면서 “선교의 꿈을 품은 이들과 함께 모임을 갖기 위해선 아이들을 풀어놓고 마음껏 예배드릴 수 있는 온돌바닥 공간이 절실했다. 어느 날 그게 서울 강남구 청담동 스튜디오(더꼼마)가 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그때부터 민 대표는 청담동 진입을 위해 기도를 시작했다. 청담동은 영유아 사진과 웨딩 촬영의 최선두주자로 손꼽히는 업체가 다수 포진한 지역으로, 스튜디오 업계에선 ‘성지(聖地)’로 불리는 곳이다.

민 대표는 지난 1월 국내 최대의 스튜디오 업체가 청담동 건물을 내놨다는 소문을 접했다. 선교사 파송의 ‘베이스 기지’로, 젊은 부부가 예배드리기 위한 공간으로 안성맞춤이었다. 오랜 시간 기도하던 꿈이 이뤄지는 순간이었다. 지하 1층부터 지상 7층까지 건물 전체를 리모델링하고 4층에 ‘프랜대디’라는 영유아 발달심리센터를 개설했다. 앞으로 더꼼마 사무실 중 높은 천장과 샹들리에를 설치해 유럽풍으로 디자인된 2층은 전체 예배당으로, 4∼5층은 젊은 부부들을 위한 예배공간으로도 겸용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저처럼 연약하고 부족한 사람을 이렇게 이끌어주신 것은 이 땅의 부모와 아이들의 회복을 위한 분명한 하나님의 뜻이 있다고 봅니다. 만 4세 이전까지 성격 형성이 이뤄지고 만 6세까지 학습에 대한 두뇌심리가 만들어지는 시기이거든요. 특히 부모의 심리는 아이들의 정서와 직결됩니다. 이 사업을 하는 진짜 이유는 부모와 그 자녀를 돌보는 것입니다.”

더꼼마의 철학이 가장 잘 표현된 곳은 옥상과 1층 카페다. 이곳은 부모와 자녀가 함께 나무 톱니바퀴로 작동되는 비행기와 인형, 자동차를 만들 수 있는 ‘테마파크’와 유사한 공간이다. 한쪽 편에는 작은 연못이 있고 소규모 공연을 펼칠 수 있는 아담한 공간도 만들어놨다. 카페는 천연 식재료를 사용하는데 탄산음료를 만들 때는 탄산수와 신선한 생과일을 사용한다.

“시계를 한번 보세요. 톱니바퀴가 하나하나 유기적으로 연결돼 있습니다. 작은 톱니바퀴 하나하나가 연결될 때 전체가 돌아가게 되거든요. 조화의 중요성을 부모와 자녀들에게 보여주고 싶어요. 우리는 이러한 공작(工作) 과정을 기록으로 남깁니다. 결과가 아닌 과정을 남겨주겠다는 것입니다. 이 공간이 결국 회복과 치유의 공간이 되는 것이죠.”

이런 소문이 퍼져 더꼼마를 찾는 고객은 월 600가구가량 된다. 민 대표는 단순 영리사업의 수준을 넘어 교회와 사회적 책임을 감당하기 위해 심리치료가 필요한 선교사 자녀들에게 영유아 발달심리센터를 무료 개방하고 있다. 지역 저소득층을 위한 무료 촬영 이벤트도 조만간 진행한다.

백상현 기자 100s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