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유학 시절 가장 인상 깊었던 건 독일인들이 주택을 고르는 기준이었습니다. 독일 사람들은 집 근처에 수목이 우거지고 교회가 가까이 있는 것을 최고의 입지조건으로 꼽았습니다. 이러한 생각은 독일인만 한 게 아니었습니다. 백범 김구 선생도 “마을에 경찰서를 100개 세우는 것보다 교회당 하나 세우는 것이 더 좋다”고 말씀하셨습니다. 교회가 지역주민에게 끼치는 선한 영향력을 인정한 것입니다.
지금도 이 이야기는 유효할까요. 본문은 ‘교회가 이 땅의 희망’이라고 말합니다. 그렇다면 왜 교회를 세상의 희망이라 말할까요.
첫째, 하나님께서 친히 세우셨기 때문입니다. 타락하고 연약한 우리가 교회를 세웠다면 아마 희망을 찾긴 힘들었을 것입니다(시 127:1). 그러나 교회는 하나님이 세웠고, 하나님이 주인이십니다(엡 1:22). 주는 맡아 세운 교회를 눈동자처럼 아끼십니다.
혹자는 한국교회에 희망이 없다고 말합니다. 하지만 교회에 희망이 없다면 이 땅에서 희망을 찾을 수 있겠습니까. 정치 군대 국회 사법부 등 세상 어디에도 희망은 찾기 힘들어 보입니다. 아무리 둘러보아도 교회만이 이 땅의 희망입니다.
둘째, 교회가 음부의 권세를 이기므로 희망입니다. 음부의 권세는 크게 4가지로 볼 수 있는데 마귀 지옥 죽음 죄가 그것입니다. 특히 마귀는 사람의 시기심 질투 비난 분열을 이용해 교회를 공격합니다. 그럼에도 교회가 음부의 권세를 이길 수 있는 건 오직 예수님 때문입니다. 예수님은 음부의 권세를 완전히 제압했습니다. 마귀의 머리를 밟았고 지옥과 죽음, 죄를 정복했습니다.
셋째, 복음이 있기에 교회는 이 땅의 희망입니다. 복음은 장수 부귀 건강 등 현세적인 의미의 복이 아닙니다. 대신 영생 천국 구원을 말합니다. ‘예수 그리스도에게 구원이 있다’는 것이 복음의 본질입니다. 하나님은 이 복음을 교회에 맡기셨습니다. 본문 19절에 나오는 ‘천국 열쇠’는 복음을 가리킵니다. 그래서 교회는 ‘복음을 전하는 사명자의 모임’입니다. 하나님은 교회에 금덩어리를 맡기지 않으셨습니다. 복음을 맡기셨습니다. 복음만이 사람을 살립니다. 그리고 교회만이 생명의 복음을 나눠줄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목회자들은 ‘말씀 전하는 일’에 전문가가 돼야 할 것입니다. 사도 바울부터 시작한 복음은 오거스틴, 루터, 칼뱅을 거쳐 조너선 에드워즈, 언더우드까지 이어져 한국에 전파됐습니다. 이어 한국 땅에 길선주 주기철 손양원 한상동 박윤선 목사로 이어지는 신학적 전통이 계승돼 왔습니다. 이 전통을 굳게 계승하고 있는 것이 오늘날의 대한예수교장로회 고신총회입니다. 올곧은 기독교 신앙과 복음을 가지고 온 고신총회는 이 땅의 희망이자 한국교회의 희망입니다.
어려울 때일수록 희망과 용기를 말합시다. 세상에는 언제나 갈등과 혼란이 존재합니다. 그럼에도 교회는 굳건히 희망을 선포해야 합니다. 비난하고 불평하기보다는 사람들에게 교회가 희망임을 보여야 합니다. 교회는 하나님이 세우셨고 예수님이 거하시는 곳이며, 생명의 복음을 가지고 있기에 음부의 권세가 이기지 못합니다. 희망의 마지막 보루이며 마지노선인 교회를 우리부터 믿고 선포합시다. 교회만이 이 땅의 희망입니다.
김철봉 목사(예장고신 총회장·부산 사직동교회)
[오늘의 설교] 교회, 이 땅의 희망
입력 2014-10-11 02: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