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경절(10월 1∼7일) 서울을 찾은 요우커(중국인 관광객)들의 쇼핑 패턴이 강남과 강북에서 크게 달랐다.
현대백화점은 은련카드 사용 내역을 통해 요우커들의 구입 품목을 점포별로 분석한 결과 강남에선 고가의 수입 패션 의류와 시계를 주로 구매한 반면, 강북에선 상대적으로 가격이 저렴한 SPA 의류와 화장품을 많이 구입했다고 9일 밝혔다.
무역센터점과 압구정 본점에선 수입 고가 브랜드 제품이 전체 매출의 62.0%를 차지했다. 샤넬과 루이비통 등 해외 유명 패션 브랜드의 신장률이 91.5%나 됐다. 까르띠에·바쉐론콘스탄틴·오데마피게·피아제·IWC·크로노스위스 등 해외 유명 시계 브랜드 매출은 198.4%나 급증했다. 반면 신촌점에선 에잇세컨즈, 에이랜드 등 비교적 값싼 토종 SPA 브랜드와 헤라, 설화수, 오휘 등 국내 화장품 브랜드의 매출이 호조를 보였다. 특히 화장품은 지난해 국경절보다 68.2% 신장해 전체 매출의 14.0%를 차지했다. 프라다, 페라가모 등 해외 유명 패션 상품은 21.5%, 유명 브랜드 시계는 42.7% 증가하는 데 그쳤다.
요우커들의 강남북 쇼핑 패턴이 다른 이유로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점포별로 다른 상품 구색과 강남북의 지리적 특징을 꼽았다. 압구정동과 청담동 일대는 중국인들이 좋아하는 브랜드인 에르메스를 비롯해 수입 브랜드 숍이 즐비하고, 현대백화점 본점과 무역센터점, 갤러리아백화점 등이 포진해 있다. 주변에는 성형외과들도 줄지어 있다.
이곳을 찾는 요우커들은 이른바 ‘강남 트라이앵글족’들이다. 피부 관리와 성형 등 의료 관광에 고가의 시계와 패션 상품 쇼핑, 가로수길 유명 맛집 방문을 목적으로 하는 만큼 지갑이 두둑하기 마련이다.
지난 4일 압구정 본점을 방문한 40대 중국인 부부는 에르메스(1억7000만원)와 샤넬(1000만원)을 포함해 총 2억원어치의 쇼핑을 했다.
이에 비해 대학가인 신촌은 공부하는 유학생 지인과 함께 방문하는 요우커가 많아 상대적으로 단가가 낮은 국내 토종 SPA 패션과 화장품을 구입했다는 것이다.
김혜림 선임기자 mskim@kmib.co.kr
압구정선 명품·신촌선 화장품… 요우커 쇼핑품목 강남·강북 달랐다
입력 2014-10-10 02: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