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내 첫 에볼라 환자 토머스 에릭 던컨의 사망을 계기로 미국 사회에서 또다시 인종과 빈부 문제가 불거질 조짐이다.
8일(현지시간) 지역신문 댈러스 모닝 뉴스에 다르면 텍사스주 댈러스 카운티의 존 와일리 프라이스 커미셔너는 던컨을 치료한 텍사스건강장로병원이 그의 인종과 무보험을 이유로 최초 검진 당시 격리 수용하지 않았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프라이스는 클레이 젠킨스 카운티 판사와 함께 댈러스 카운티의 최고의사 결정기구인 ‘카운티 법원’을 구성하는 4명의 커미셔너 중 한 명이다.
던컨은 지난달 26일 텍사스건강장로병원 응급실을 찾아 최근 아프리카에서 왔다며 에볼라 의심 증세를 밝혔지만 항생제 처방만 받고 귀가했다. 던컨과 같은 흑인인 프라이스는 “우리는 이 병원에서 왜 이런 일이 벌어졌는지 알고 있다”며 “나와 같은 흑인이 무보험으로 병원에 가면 다른 사람과 똑같은 치료를 받을 수 없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병원 측은 “던컨은 국적과 의료비 지급 능력에 상관없이 다른 환자와 똑같이 치료를 받았다”며 “우리 병원은 오랜 기간 다양한 문화권에 속한 사람들을 치료해 왔다”고 반박했다. 병원과 의료 당국은 던컨의 증상을 접한 간호사, 의사와의 원활하지 못한 의사소통 탓에 오진이 발생했다고 발표했지만 석연치 않은 구석이 있는 게 사실이다.
연방기관과 텍사스 주 당국은 현재 병원의 실수가 없었는지 들여다보고 있다. 젠킨스 판사는 프라이스 발언과 관련해 “중요하고 정당한 문제 제기”라며 “에볼라 사태가 진정되면 전면적으로 조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백민정 기자 minj@kmib.co.kr
‘에볼라 환자’ 던컨, 흑인·무보험에 오진 겹쳐 사망… 미국, 또 인종·빈부 문제로 비화 조짐
입력 2014-10-10 02:3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