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에서 약 4만년 전에 그린 것으로 추정되는 동굴벽화가 발견됐다고 AFP, AP 통신 등이 보도했다. 기존 최고(最古)로 여겨온 스페인 동굴벽화와 작성 시기가 비슷하다. 이에 따라 ‘미술의 발상지’에 대한 논쟁을 일으킬 전망이라고 외신들은 전했다.
호주와 인도네시아 연구팀은 8일자(현지시간) 네이처지에 실은 논문에서 인도네시아 동남부 술라웨시섬의 마로스 동굴에서 인간이 그린 벽화를 발견했다고 밝혔다.
이 중 바위에 좍 벌린 손을 대고 붉은색 안료를 뿌려 손 모양을 스텐실처럼 찍어낸 그림은 우라늄 부식 연대측정 결과 3만9900년 전 것으로 나왔다. 또 돼지와 비슷한 동물 그림은 3만5400년 전 것이었다. 지금까지 가장 오래된 동굴벽화는 스페인 북부 엘 카스티요 동굴에서 발견된 붉은 원반 그림이다. 2012년 조사에서 4만800년 전으로 측정됐다.
연구팀은 벽화 미술이 같은 시기에 다른 지역에도 동시에 생겨났거나 아프리카를 떠난 호모 사피엔스가 세계를 돌면서 예술을 전파했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고고학자들은 동굴벽화를 인간이 생각이나 사건을 되새기는 추상적 사고를 시작했음을 알리는 신호로 여겨왔다.
호주 울런공 대학의 앤서니 도세토는 “유럽은 더 이상 추상적 사고의 유일한 원조라고 주장할 수는 없게 됐다”며 “최소한 인도네시아의 초기 거주민들과 나눠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종선 기자 remember@kmib.co.kr
[월드 화제] 유럽이 미술의 발상지라고?… 印尼서 4만년前 동굴벽화 발견
입력 2014-10-10 02:3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