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28일(현지시간) 미국 정보 당국이 ‘이슬람국가(IS)’의 세력 확장을 파악하는 데 실패했다고 인정했다. 미국은 IS가 장악한 시리아 최대 가스플랜트도 처음으로 공격했다. 이에 맞서 IS는 그동안 앙숙이었던 알카에다 연계조직 알누스라 전선과 연대키로 하는 등 공습이 계속되면서 중동전선에 새로운 양상이 전개되고 있다.
오바마 대통령은 한 방송에 나와 “정보 당국이 시리아에서 일어나고 있던 일을 과소평가했다고 본다”면서 “시리아 내전의 혼란에서 IS가 그 기회를 이용해 조직을 재정비했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이 이라크 북부를 장악한 IS와 싸우는 이라크 정부군의 능력과 의지를 과대평가한 것 아니냐는 질문에 “정확히 맞다”고 답했다.
영국 가디언은 미국이 시리아 최대 가스전에 대해 공격을 가하는 등 공습 범위를 확대하면서 IS 역시 알누스라 전선과 연대를 모색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올 초 만해도 이 둘은 서로를 공격하며 세력 다툼을 벌였다. 신문은 지난 26일 하루에만 73명의 알누스라 전선 조직원이 IS에 가담했다면서 알누스라 전선과 IS의 고위 지도자가 공동 전선을 마련하기 위한 작전회의도 가졌다고 했다.
알누스라 전선은 미국의 공습을 “이슬람에 대한 전쟁”으로 규정하고 보복을 다짐했다. 현재까지 IS와 알누스라 전선이 구체적인 합의를 이루진 못했지만 알누스라 전선 조직원이 추가로 IS에 가담한다면 IS는 천군만마를 얻게 되는 것이라고 가디언은 덧붙였다. 알누스라 전선이 한때 적이었던 IS와 연대를 모색하는 것은 공습이 바샤르 알아사드 시리아 정권을 약화시키기는커녕 오히려 자신들에게 피해를 입히고 있기 때문이다.
이스라엘 일간 하레츠도 미국의 공습 이후 IS가 6000명 이상의 신규 대원을 모집했다고 밝혔다.
앞서 미국 주도의 국제연합전선은 IS가 장악해온 시리아 동부 데이르에조르주 코네코 가스플랜트에 처음으로 공습을 가했다고 AFP통신이 전했다. 공습 범위를 터키 인근까지 넓힌 것이다. 이번 공격으로 사망자는 없었지만 일부 부상자가 발생했다고 영국에 기반을 둔 시리아인권관측소(SOHR)가 밝혔다. IS는 이곳에서 생산한 가스를 시리아 정부군이 장악한 중부 홈스의 잔다르 발전소에 공급하고 반대급부로 전기를 받아온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IS에 가담한 뒤 귀국했다가 영국에서 체포된 지하드(이슬람 성전) 전력자가 60여명에 달한다고 마이클 팰런 영국 국방장관이 말했다고 BBC가 보도했다.
이제훈 기자 parti98@kmib.co.kr
“IS 세확장 과소평가했다” 오바마, 정보파악 실패 인정
입력 2014-09-30 04:4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