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겼지만 아쉬움이 많이 남는 경기였다. 한국 남자 축구 대표팀이 인천아시안게임 16강에 진출했다. 하지만 공격수 김신욱(울산 현대)과 윤일록(FC 서울)이 나란히 부상을 당하는 악재를 겪게 됐다.
이광종 감독이 이끄는 한국은 17일 안산와스타디움에서 열린 대회 조별리그 A조 2차전에서 사우디아라비아를 1대 0으로 물리쳤다. 한국은 2연승으로 승점 6을 쌓아 말레이시아, 사우디아라비아(이상 3점), 라오스(0점)를 따돌리고 조 선두에 올라섰다. 또 마지막 3차전과 관계없이 조 2위 이상을 확보해 16강 토너먼트 출전권을 획득했다.
한국은 탐색전이 끝난 전반 5분부터 사우디아라비아를 맹폭했다. 승리의 선봉장은 김승대(포항 스틸러스)였다. 김승대는 전반 11분 페널티지역 외곽 왼쪽에서 과감한 중거리슛을 때렸다. 이 공은 수비수를 스쳐 그대로 골문에 빨려 들어갔다. 김승대는 대회 2경기 연속골을 터트리며 이광종호의 에이스임을 과시했다.
그러나 한국은 김신욱, 윤일록 등 핵심 공격수들이 각각 전반 19분, 29분 상대와 충돌해 부상하는 불운을 맞았다. 특히 윤일록의 경우 오른쪽 무릎 안쪽 인대를 다쳐 나머지 경기 출전이 불투명한 상황이다. 대한축구협회는 “김신욱은 오른쪽 종아리 바깥쪽에 타박상을 입었지만 일단 심각한 부상이 아닌 것 같다”며 “윤일록은 경기 후 병원으로 옮겨져 정밀 검진을 받을 것”이라고 밝혔다.
김신욱은 와일드카드로 뽑힌 공격 선봉이고, 윤일록은 이광종호에서 손흥민(레버쿠젠)의 대체자로 지목된 선수다. 한국은 인천아시안게임에서 김신욱, 윤일록을 주축으로 전체 공격 전술을 짜 왔다는 점에서 향후 경기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이 감독은 “승리는 일단 기쁘지만 많은 득점 찬스에도 불구하고 세밀한 경기를 하지 못한 것이 아쉬웠다”며 “최종전까지 최선을 다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여자 축구 대표팀도 조별리그 A조 2차전에서 인도를 10대 0으로 완파하고 8강에 진출했다. 아시안게임 여자 축구에서는 각 조 상위 2팀이 자력으로 8강에 오른다. 유영아(현대제철)는 무려 4골을 넣고 1도움을 기록하며 승리의 일등공신이 됐다. 인도는 끝까지 한 차례도 슈팅을 기록하지 못했다.
안산=모규엽 기자 hirte@kmib.co.kr
한국 男축구, 사우디 꺾고 16강 진출했지만… 공격수 김신욱·윤일록 부상… 금메달 ‘빨간불’
입력 2014-09-18 05:4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