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마라톤의 영웅 이봉주(44) 손기정기념재단 이사와 황영조(44) 국민체육진흥공단 마라톤팀 감독이 2014 인천아시안게임에 심판으로 참여한다. 한국 마라톤의 살아있는 두 전설이 인천아시안게임 마라톤 대회에서 나란히 심판을 보며 한국 선수들에게 힘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
대한육상경기연맹은 이 이사와 황 감독이 인천아시안게임에서 육상 도로경기 심판으로 나설 예정이라고 17일 밝혔다.
이 이사는 2009년 은퇴 후 약 5년 만에 공식적으로 육상경기장으로 돌아오게 됐다는 의미가 있다. 이 이사는 올림픽에선 금메달을 따내지 못했지만 아시안게임은 자신의 독무대로 만든 장본인이다. 실제 이 이사는 1998 방콕아시안게임과 2002 부산아시안게임 마라톤에서 2연패를 달성한 인물이다. 아시안게임 남자 마라톤에서 2연패를 이룬 선수는 이 이사가 유일하다. 특히 2002 부산아시안게임 때는 여자마라톤에서 우승한 북한의 함봉실과 함께 ‘봉봉 남매’로 유명세를 치르기도 했다. 그 대회에서 이 이사는 시상식에서 화려한 한복 문양의 의상을 선보이며 눈길을 끌었다.
이 이사는 오는 28일 20㎞ 남녀 경보와 1일 남자 50㎞ 경보, 2일 여자 마라톤, 3일 대회 마지막 경기인 남자마라톤에 심판으로 나선다. 이 이사는 “아시안게임은 나에게 특별한 대회이며 인천아시안게임은 2년 전 홍보대사를 맡을 정도로 애정이 크다”며 “선수나 지도자는 아니지만 심판으로도 아시안게임에서 뛰게 된 것을 기쁘게 생각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몬주익의 영웅’ 황 감독도 5명의 육상 도로 심판진에 포함됐다. 1992 바르셀로나올림픽 금메달의 주인공 황 감독은 1994 히로시마아시안게임에서도 우승을 차지하는 등 아시안게임과 인연이 깊다. 황 감독은 현재 마라톤팀에서 후진 양성에 힘쓰고 있으며 육상연맹에서도 강화위원장, 마라톤 기술위원장을 맡기도 했다. 국제 대회 심판도 수차례 경험했다. 지난해 서울에서 열린 제1회 서울국제 10㎞ 스프린트 대회에선 심판위원장으로 활동한 바 있다.
모규엽 기자 hirte@kmib.co.kr
[인천아시안게임 D-1] ‘마라톤 영웅’ 이봉주·황영조 심판으로 뛴다
입력 2014-09-18 03: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