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교황 車’ 후광… 기아 주가 날개 다나

입력 2014-08-20 03:06 수정 2014-08-20 18:41
“프란치스코 교황이 방한 기간 소울로 이동한 것이 전 세계 주요 언론을 통해 보도됐다. 소형 다목적차로서 교황의 청렴하고 젊은 이미지와 어울렸다.”

한국투자증권은 19일 신형 쏘렌토를 공개한 기아차 주식에 대한 매수 의견을 유지하며 목표주가를 7만8000원으로 제시했다. 칭찬 대상은 쏘렌토가 아닌 소울이었다. 교황의 좋은 이미지가 후광효과로 이어져 부진한 내수판매를 뒤집을 것이라는 분석이었다. 한국투자증권은 “지난해 10월 출시된 신형 소울은 전 세계에서 19만대, 국내에서는 2만대가 넘게 팔릴 것”이라고 예상했다.

기아차 입장에서는 지난달 내수판매에서 깜짝 실적을 도운 카니발에 이어 효자종목이 하나 늘어난 셈이다. 레저용 차량 특수를 타고 카니발이 많이 팔리자 기아차의 지난달 판매량은 전월보다 19.4% 증가했다. 현대차의 실적이 정체된 상황에서 이 수치는 눈길을 끌었다. 금융투자업계에서 냉정한 전망으로 이름난 아이엠투자증권마저 “휴가 조정 효과를 넘어선 놀라운 실적”이라는 평가를 냈었다.

여기에 소울이 ‘교황의 차’로 선정되자 금융투자업계는 기아차가 향후 글로벌 판매에서 더욱 강점을 나타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2009년 미국 시장에 첫선을 보인 소울은 지난 6월 미국 누적판매량 50만대를 돌파한 상황이다. 한국투자증권 서성문 연구원은 “교황 효과는 이달 미국과 유럽에서 출시되는 소울 전기자동차(EV) 판매에도 긍정적일 것”이라며 “2016년에는 한국·중국 공장 외에 멕시코 공장에서도 생산될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완성차업계의 파업 이슈가 변수로 지목되는 상황이지만 기아차의 리스크는 덜한 것으로 파악된다. LIG투자증권 이현수 연구원은 “올해에는 기아차 재고가 많은 것으로 분석된다”며 “매출에의 부정적 영향은 완성차업체보다는 부품업체에 끼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 연구원은 “보통 하계휴가 이후 파업이 시작돼 추석 전 마무리되는 점을 감안하면, 올해는 추석이 빨리 찾아오는 데다 파업 시작 시점이 늦어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경원 기자 neosar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