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란치스코 교황 방한으로 수도원에서 만든 화장품들이 관심을 끌고 있다. “수도사들이 기도하는 수도원에서 웬 화장품?” 이렇게 생각할지도 모르지만 요즘 인기를 끌고 있는 더모코스메틱(Dermocosmetic)이 바로 수도원에서 태어났다. 더모코스메틱은 피부과학이란 뜻의 더모톨로지(Dermatology)와 화장품(Cosmetics)의 합성어로 피부와 관련된 과학 기술로 탄생한 화장품을 통칭한다. 수백 년 전 수도사들이 직접 재배한 약초로 약품을 만들어 팔던 데서 비롯됐다.
국내에도 수도원에서 탄생한 화장품 브랜드들이 들어와 있다. ‘카말돌리’는 이탈리아 카말돌리 수도원에서 시작된 뷰티 브랜드다. 1048년 수도사들이 일반인들의 병을 치료하기 위해 개발한 처방전대로 제조해 수도원 내부 약국에서 판매했다. 지금도 카말돌리 수도사들의 1000년 역사 비밀 레시피대로 수작업을 거쳐 완성하고 있다. 대표제품은 ‘에몰리엔스 운구엔뚬 프리미엄’ 수분 크림(50㎖·14만8000원)이다.
‘산타 마리아 노벨라’는 1221년 도미니크 수도회의 수도사가 이탈리아 피렌체에 정착한 뒤 수도사의 건강을 위해 수도원 정원에서 직접 약초를 재배해 약품을 조제한 데서 시작됐다. 수도원에서 제조한 약의 효능이 널리 알려지자 1612년 일반인에게도 판매하게 됐다. 대표 상품은 향수 ‘아쿠아 디 콜로니아 산타 마리아 노벨라’(100㎖·19만8000원)다. 데이 노녹스 크림(50㎖·29만8000원)도 인기 제품이다.
역사가 짧은 미국 화장품 브랜드 ‘프레쉬’에서도 수도원에서 만든 제품을 내놓고 있다. 이 브랜드의 ‘크렘 앙씨엔느’ 크림은 체코의 수도원에서 수도사들이 손으로 직접 섞어 만들고 있다. 히포크라테스와 함께 서양의학의 시초로 불리는 클라우디우스 갈레누스가 전사들의 상처를 치료하기 위해 개발한 크림을 재현했다. 100g(45만원)과 30g(21만원)짜리가 있다.
김혜림 선임기자
1000년전 레시피대로 수작업 거쳐 완성… 교황 방한으로 주목받는 수도원서 만든 화장품
입력 2014-08-18 03:5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