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대통령 “日 嫌韓시위 우려” 도쿄지사 “매우 부끄런 행위”

입력 2014-07-26 03:02
박근혜 대통령이 일본 내 혐한(嫌韓) 시위에 대해 "이웃 국민의 감정을 상하게 하고 일본의 국제적 이미지도 실추시키는 문제"라며 강력 경고했다.

박 대통령은 25일 방한 중인 마스조에 요이치(舛添要一) 도쿄도지사를 청와대에서 접견한 자리에서 "도쿄도 차원에서 우리 동포들의 생업과 안전이 위협받지 않도록 확실한 대책을 세워주기 바란다"며 이같이 말했다. 일본 도쿄 한인타운을 중심으로 극우 보수단체들이 벌이는 반한 시위에 대한 우려를 도쿄도지사에게 직접 전달한 것이다.

앞서 마스조에 지사는 "일본 내 일부의 '증오발언'은 매우 부끄러운 행위"라며 "이런 발언이 계속되면 2020년 도쿄올림픽을 개최할 수 없다는 각오로 재임 중 한국인 등의 안전을 지켜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일본 정치지도자의 역사인식 문제에 대해서도 "영토는 국민의 몸이고 역사는 국민의 혼인데, 혼이 상처를 받으면 근본이 흔들린다"며 "정치가 두 나라 국민 우정을 소원하게 만들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또 "올바른 역사인식이 기초가 되지 않고서는 (양국이) 진정한 신뢰관계로 나아가기 어렵다"며 "(일본) 정치인들의 부적절한 언행으로 양국 관계에 어려움을 가중시키고 있는데 지사님이 (역할을 해 달라)"고 당부했다. 최근 고노 담화 재검증 문제가 불거진 데 대해선 "군대 위안부 문제는 보편적인 여성인권 문제"라며 "(양국이) 진정성 있는 노력으로 잘 풀어나가기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마스조에 지사는 박 대통령에게 "한·일 관계 개선을 위해 노력하겠다"는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의 메시지를 전달했다. 그는 방한 전 아베 총리에게 "한·일 관계를 미래지향적으로 발전시켜야 한다"고 건의했고, 아베 총리 역시 "그렇게 생각한다"고 말했다고 박 대통령에게 소개했다. 이번 접견에선 한·일 정상회담 이야기는 의제에 오르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남혁상 기자 hsna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