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에 잡히는 책] 인문학으로 풀어 본 한민족과 산의 관계

입력 2014-07-18 02:32

한국은 국토의 70%가 산이고, 3면이 바다로 둘러싸여 있으며, 4대강이 내륙을 관통한다. 산, 바다, 강, 이 셋 중 한국인의 삶과 역사에 가장 중요하게 영향을 끼친 대상을 꼽으라면 단연 산이다. 한국인에게 산은 어머니 같은 존재다.

“우리 겨레는 산의 정기를 타고 나서 산기슭에 살다가 산으로 되돌아가는 삶의 여정을 살았다.”

산과 한국인의 오랜 관계를 생각할 때 산의 한국학, 산의 인문학을 떠올리는 게 자연스럽지만 그간 이렇다할 책이 없었던 게 사실이다. 20여년 산을 연구 주제로 삼으며 ‘산가(山家)’를 자처하는 최원석 경상대 교수가 먼저 깃발을 들었다. 최 교수의 오랜 연구 결과가 한 권으로 묶인 이 책이 산에 대한 인문학적 서사를 폭발시키는 뇌관으로 작용할지 주목된다.

책은 천산(天山), 용산(龍山), 진산(鎭山), 조산(造山) 등 몇 가지 키워드로 한국인의 산에 대한 역사적 관점을 정리한다. 진산은 지방 고을의 입지를 정할 때 산을 기반으로 이해하고 그 산이 고을을 지켜준다고 생각해 보호해 나간 산이고, 조산은 땅의 보완을 위해 산의 대체물로 지은 산이다. 또 조선시대 유교 지식인들이 쓴 산림생활사 저서인 ‘산림경제’와 ‘임원경제지’ 등을 집중 분석한다.

김남중 기자 nj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