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양주 봉암리 태봉산 봉우리에 있는 고구려 시대 군사시설인 보루(堡壘)에서 갑옷용 쇠비늘(사진)이 다량 출토됐다. 남한에서 고구려 시대 갑옷 쇠비늘이 발견되기는 2011년 경기도 연천 무등리 제2보루 유적 이후 두 번째다.
매장문화재 전문조사기관인 겨레문화유산연구원(원장 신창수)은 태봉산 보루를 정비·복원하기 위해 북쪽 구간 171㎡를 발굴 조사한 결과 고구려 시대 건물터 흔적 2곳을 확인했다고 11일 밝혔다. 이곳에서는 갑옷을 장식하는 데 사용한 쇠비늘 100여 조각, 그릇을 엎어놓은 모양의 투구 꼭대기 부분인 복발(覆鉢), 각종 토기류 등이 발견됐다.
쇠비늘과 복발은 4∼5점의 대형 토기, 완형의 살포(삽 모양 농기구의 일종) 등과 함께 나왔다. 찰갑(札甲)이라고 불리는 쇠비늘은 쇳조각을 두들겨 펴고 모서리는 얇게 뒤로 말아 붙인 것으로 드러났다. 쇠비늘을 서로 연결하거나 갑옷에 매달기 위한 실 구멍들도 발견됐다.
두 건물터 중 1호 건물터는 경사진 암반을 황갈색 점토나 암갈색 사질점토 등으로 일부 다짐한 다음에 바닥을 만들었다. 규모는 길이 620㎝에 너비 250㎝ 정도다. 내부에서는 구들이 확인됐으며, 아궁이는 북서쪽에 마련하고 연기를 빼내는 배연부는 남동쪽으로 낸 것으로 추정됐다.
이광형 선임기자 ghlee@kmib.co.kr
양주 태봉산 보루서 고구려 갑옷용 쇠비늘 출토
입력 2014-07-12 02: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