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9월 인천아시안게임 응원단 파견] 짧은 치마에 킬힐까지… 남한 걸그룹 뺨쳐

입력 2014-07-12 02:18
모란봉악단 가수들이 2012년 7월 6일 평양 만수대예술극장에서 가진 시범공연에서 화려한 드레스를 입고 노래를 부르고 있다. 연합뉴스
모란봉악단 연주자들이 지난해 1월 3일 신년 축하공연에서 몸에 착 달라붙는 짧은 미니스커트를 입고 전자바이올린을 연주하고 있다. 연합뉴스
북한의 악단 소속 여성들의 외모가 변하고 있다. 기존 한복 위주의 차림에서 짧은 치마에 아찔한 드레스 등 남한의 걸그룹 뺨치는 모습을 자랑하고 있다.

가장 대표적인 게 모란봉악단이다. 가수 7명과 연주자 10명으로 구성된 모란봉악단은 2012년 7월부터 파격적인 공연을 선보이고 있다. 북한과 중국에서 ‘북한판 소녀시대’로 불린다. 모란봉악단의 공연은 여전히 큰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 모란봉악단 여성 보컬 5명은 10㎝짜리 킬힐에 몸에 꽉 달라붙는 미니원피스까지 착용하고 공연을 펼친다. 가슴이 보일 정도로 깊게 파인 상의는 기본이다. 북한이 극도로 알레르기 반응을 보이는 미국의 만화 주인공인 미키마우스 인형도 공연에 사용하고 팝송도 부른다.

전자바이올린을 연주하는 여성단원들도 무릎 위까지 올라간 짧은 치마를 착용해 섹시함을 강조하고 있다. 이전엔 볼 수 없었던 대형 스크린에 레이저 조명까지 쏘아대는 화려한 무대도 북한 주민을 열광케 하고 있다고 한다.

올해부터는 체제 선전의 일환으로 전국 공연을 다니며 북한을 뜨겁게 하고 있다. 실제 올 4월 평양 4·25문화회관에서 열린 공연은 5000석 모두 매진되기도 했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도 장단을 맞추고 있다. 노동신문은 “손녀에게도 공연 표를 양보하지 않는 평양 노인과 공연순서를 적은 팸플릿을 가보로 간직하겠다는 신혼부부도 있다”는 촌극까지 상세히 보도했다.

모란봉악단 단원들도 최고의 대우를 받고 있다. 단원 중 류진아는 지난해 7월, 나유미는 지난 5월 각각 공훈배우 칭호를 받았다. 우리의 걸그룹처럼 모란봉악단 단원은 북한의 유행도 선도하고 있다. 나유미가 차고 다니는 팔찌형 장신구는 북한에서 크게 유행하고 있다.

모란봉악단에 앞서 북한에서 가장 인기를 끈 악단은 은하수관현악단이다.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의 부인 이설주가 한때 활동했던 이 악단은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각별히 아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김정은 시대로 변화된 만큼 주로 클래식 위주의 공연을 펼쳤던 은하수관현악단에서 젊고 활달한 모란봉악단으로 세대교체가 이뤄지고 있는 셈이다. 모란봉악단은 김 제1비서가 직접 지도하며 만든 그룹으로 알려져 있다. 한편 은하수관현악단은 이설주가 포함된 음란 녹화물 촬영 추문 등으로 한때 처형설이 나돌았지만 여전히 건재한 것으로 확인됐다.

모규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