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 1승도 못 올린 ‘축구종가’… 잉글랜드, 56년 만에 수모

입력 2014-06-26 02:43

‘축구종가’의 몰락이다. 잉글랜드는 단 1승도 올리지 못한 채 2014 브라질월드컵을 초라하게 마감했다. 잉글랜드가 조별리그에서 승리를 거두지 못한 것은 1958 스웨덴월드컵 이후 56년 만이다.

잉글랜드는 25일(한국시간) 브라질 벨루오리존치 미네이랑 경기장에서 열린 코스타리카와의 조별리그 D조 마지막 경기에서 0대 0 무승부를 거뒀다. 앞선 이탈리아와 우루과이 경기에서 패했던 잉글랜드는 이로써 1무2패를 기록, D조 최하위로 월드컵을 마쳤다. 3경기 동안 얻은 승점은 1점에 불과했다.

잉글랜드는 선발 라인업을 대폭 수정하며 승리에 대한 염원을 나타냈다. 기존 선발 11명 가운데 골키퍼를 포함해 무려 9명을 벤치로 불러들였다. 올해 19세인 루크 쇼, 21세인 로스 바클리 등 새로운 얼굴이 대거 등장했다. 앞선 경기에 이어 선발 라인업을 지킨 선수는 게리 케이힐과 대니얼 스터리지뿐이었다. 국제축구연맹(FIFA)에 따르면 이날 잉글랜드 선발진의 평균 나이는 25세로 잉글랜드가 월드컵에서 내세운 선발진 가운데 역대 2번째로 어렸다. 이보다 어린 베스트 11은 2002 한일월드컵 조별리그 스웨덴과의 경기였다.

그러나 젊은 패기를 앞세운 잉글랜드의 돌격에도 파이브백을 앞세운 코스타리카의 수비벽은 견고했다. 잉글랜드는 약속된 플레이가 아닌 개인기에 의한 돌파만을 고집했고 상대적으로 경험이 부족한 탓에 제대로 힘을 발휘하지도 못했다. 오히려 코스타리카의 역습 기회로 연결돼 결정적인 실점 위기를 맞기도 했다.

이렇다 할 기회를 만들지 못하자 잉글랜드 로이 호지슨 감독은 후반 들어 라힘 스털링, 스티븐 제라드, 웨인 루니를 잇따라 교체 투입하며 분위기 반전을 노렸다. 후반 35분 루니가 상대진영 페널티박스 오른쪽에서 회심의 슈팅을 날리는 등 공세를 퍼부었지만 코스타리카 케일러 나바스의 선방에 번번이 가로막혔다.

반대로 코스타리카는 잉글랜드와도 대등한 경기를 선보이며 앞선 경기 승리가 실력이었음을 입증했다. 경기가 끝난 후 코스타리카 선수들은 쓸쓸히 퇴장하는 잉글랜드 선수들과 달리 16강 진출의 기쁨을 맘껏 누렸다.

황인호 기자 inhovator@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