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백’ 질식축구의 끝판왕… 이란, 전원수비 전술 놓고 논란

입력 2014-06-23 02:27
우승 후보 아르헨티나와 맞서 이란이 택한 ‘전원수비’ 전술을 놓고 논란이 많다. 강력한 상대 공격진을 효과적으로 막으려는 고육지책이라는 측면과 축구의 흥미를 반감시키는 ‘안티 축구’라는 주장이 맞서고 있다.

22일(한국시간) 리오넬 메시의 아르헨티나와 겨룬 F조 2차전에서 이란은 골키퍼를 제외한 10명 전원이 수비에 치중한 극단적인 ‘10백(back)’ 전형을 들고 나왔다.

이란은 한국과의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전에서도 이와 비슷한 전형으로 한국에 1승1무를 거둬 조 1위로 브라질월드컵 본선무대를 밟았다. 이어 지난 17일 아프리카 강호 나이지리아와의 본선 1차전에서도 수비 축구로 득점 없이 비겨 귀중한 승점 1을 따냈다. 지난 세 차례의 월드컵 본선 1차전을 모두 패했던 이란으로서는 성공적인 1차전이었으나 관중들의 야유에 시달려야 했다.

메시, 곤살로 이과인, 세르히오 아게로 등 세계적인 공격 삼각편대를 앞세운 아르헨티나의 공세에 맞서 최소한 지지 않겠다는 이란의 질식수비는 효과를 발휘했다. 아르헨티나의 중거리 슈팅은 줄곧 5명씩 2개 라인으로 대형을 이룬 이란 수비진에 줄줄이 가로막혔고, 잇단 헤딩슛은 크로스바를 넘겼다. 공격의 핵인 메시가 볼을 잡으면 3∼4명이 에워싸 고립시켰다.

전반을 무실점으로 막은 이란은 후반 들어서는 레자 구차네자드를 앞세워 간간이 위협적인 역습도 시도했다. 후반 8분과 23분 두 차례의 헤딩슛으로 아르헨티나를 위협했다. 전체 볼 점유율에서 이란은 30-70으로 뒤졌지만 막판 15분에는 40-60이 될 만큼 공격적이었다. 87회의 위협적인 공격시도에 19차례의 슈팅을 날렸던 아르헨티나로서는 굴욕적인 한판이 될 뻔한 경기였다.

사실 전력이 열세에 있는 팀이 강팀을 이길 수 있는 방법은 ‘선수비 후역습’이 최선의 전략이다.

서완석 국장기자 wssu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