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8일 열린 한국과 러시아의 브라질월드컵 H조 1차전 경기. 전반 33분 러시아 진영에서 볼 경합이 이뤄졌다. 한국의 캡틴 구자철이 힘겹게 공을 소유했고 러시아의 데니스 글루샤코프는 구자철을 향해 태클을 했다. 명백한 반칙이었다. 주심이었던 네스토르 피타나는 휘슬을 입으로 가져갔다. 그러나 이내 곧 휘슬을 입에서 떼고 두 팔을 앞으로 쭉 뻗어 러시아 골문을 가리켰다. 글루샤코프의 태클에도 중심을 잃지 않고 공격 기회를 이어가는 구자철을 보고 반칙 대신 ‘어드밴티지’를 선언한 것이다. 피타나의 수신호에 선수들은 경기에 집중했고 구자철은 회심의 슈팅을 날릴 수 있었다.
축구경기를 보다 보면 어드밴티지와 같은 심판들의 다양한 수신호들을 보게 된다. 주심 1명, 부심 2명, 대기심 1명으로 구성되는 축구 경기의 심판진은 다양한 수신호로 경기를 운영한다. 특히, 주심의 손은 경기장의 방향키와 같다.
상대방이 공격 진영에서 공을 갖고 있다 엔드라인을 벗어나면 골킥이 선언되는데 주심은 한 팔을 앞으로 뻗어 골킥을 할 진영을 가리켜 알려준다. 직접 프리킥도 마찬가지다. 코너킥일 경우엔 한 팔을 뻗어 코너킥 지점을 가리킨다. 페널티킥도 한 팔을 뻗어 페널티 마크를 가리킨다. 경기 중계를 듣다 보면 페널티킥 선언 시 해설자들이 “찍었어요”라고 하는 것을 들을 수 있는데 주심이 반칙을 선언하고 페널티 마크를 가리킨 것을 이렇게 표현하는 것이다.
오프사이드 시에는 부심의 역할이 크다. 부심의 주요 역할이 오프사이드 반칙을 보는 것이기 때문이다. 오프사이드를 범한 지점에서 한 손으로 깃발을 높이 들고 주심에게 사인을 준 뒤 앞으로 뻗어 오프사이드임을 알린다. 오프사이드가 부심 위치에서 가까운 곳에서 일어나면 조금 낮게, 먼 곳이면 조금 높게 들어 표시한다. 주심은 부심의 신호를 보고 한 팔을 머리 위로 뻗어 손바닥이 보이게 들어 올려 반칙임을 알린다. 이는 간접 프리킥의 수신호와도 같은 자세다. 수비수가 공을 차서 누구든 공을 터치하면 그때 팔을 내린다.
선수교체 시에는 부심이 깃발을 두 손으로 들어 표시한다. 대기심이 교체될 선수의 등번호와 교체 할 선수의 등번호가 적힌 알림판을 들고 나오고 주심은 이런 신호들을 본 뒤 경기가 중단됐을 때 선수교체를 승인한다.
주심이 휘슬을 부는 것도 정해져 있다. 전반전과 후반전 시작할 때, 경기가 끝날 때, 그리고 프리킥이나 페널티킥을 찰 때다. 또한 반칙이나 부상, 선수교체, 옐로카드나 레드카드를 주고 나서 경기를 시작할 때도 휘슬을 분다. 다만 골킥과 코너킥, 스로인 상황에선 불지 않는다. 골이 났을 경우에도 휘슬을 불지 않고 손으로 센터서클을 가리킨다. 휘슬을 불면 선수들이 파울로 착각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골인데 선수들이 보기에 확실치 않다고 판단될 때 골 수신호와 함께 휘슬을 분다.
황인호 기자 inhovator@kmib.co.kr
알고 보면 재미있는 축구 심판 주요 수신호
입력 2014-06-23 02: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