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한미군이 미사일방어(MD)체계의 핵심 요소인 고(高)고도 요격미사일 '사드(THAAD)' 1개 포대를 한반도에 배치키로 결정한 것으로 19일 알려졌다. 한국 내 자국민 보호를 명분으로 내걸었지만 향후 우리 정부에 구매를 요구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어 'MD 편입' 문제를 놓고 논란이 커질 전망이다.
국방부 고위 관계자는 "미 정부가 해외 파병 지역에 3개의 사드 포대를 추가로 설치할 방침을 갖고 있다"며 "우리나라에는 1개 포대가 배치될 계획"이라고 말했다. 1개 포대는 발사대 6기로 구성되고 1기당 8발의 미사일이 장착돼 총 48발을 발사할 수 있다.
김관진 국방부 장관도 18일 국회 대정부 질문에서 주한미군의 사드 배치에 반대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커티스 스캐퍼로티 한미연합사령관이 지난 3일 "본국에 주한미군 사드 배치를 추천했다"고 밝힌 바 있지만 구체적인 계획이 공개된 것은 처음이다. 배치 시점과 위치는 결정되지 않았다.
아울러 군은 북한이 지난 3월 26일 동해상에서 우리 군과 미군의 탄도미사일 요격체계를 회피하기 위한 미사일 발사실험을 했다고 공개했다. 군 관계자는 "북한은 발사 각도를 높여 사거리를 줄이는 방식으로 노동미사일 발사를 실험했다"고 말했다.
노동미사일은 사거리 1300㎞로 일본과 주일미군을 공격하기 위한 것으로 분류돼 왔다. 그러나 실험에서는 사거리를 650㎞로 짧게 하는 대신 발사 각도를 높여 미사일 궤적의 최고 고도를 160㎞로 높였다. 높이 띄워 남한을 사정권에 두면서 낙하 때 가속도가 더 붙게 하는 연습을 한 것이다. 김민석 국방부 대변인은 "노동미사일이 160㎞ 이상 올라갔고 최고 낙하 속도는 마하7 이상이었다"며 "이 정도 속도면 패트리엇(PAC-3)으로도 요격할 수 없다"고 했다.
북한이 한국형 미사일방어(KAMD)체계의 핵심인 패트리엇의 요격을 피할 방법을 찾았다는 얘기여서 사드 도입 필요성이 더 강화됐다는 주장에 힘을 실어주는 정보다. PAC-3의 요격고도는 최대 40㎞ 정도로 빠른 속도로 하강하는 노동미사일을 요격하려면 이보다 더 높은 고도에서 격추해야 한다. 사드의 요격고도는 40∼150㎞이며 SM-3 미사일은 250∼500㎞로 사드보다 높다.
사드 1개 포대 배치에는 설치비용까지 2조∼3조원이 소요될 것으로 추정된다. 주한미군의 배치 예산을 우리가 부담하지는 않지만 배치 이후 유지·운영비용 때문에 우리 측 방위비 분담금을 증가시킬 수 있다.
유동근 기자 dkyoo@kmib.co.kr
[단독] 주한미군 ‘사드’ 1개 포대 배치한다
입력 2014-06-20 04:3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