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처드 닉슨 전 미국 대통령의 사임을 이끌어냈던 워터게이트 사건의 ‘대(大)특종 현장’이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됐다.
워싱턴포스트(WP)는 15일(현지시간) “‘딥 스로트(Deep Throat) 주차장’을 대체할 건축 프로젝트가 승인됐다”고 보도했다. 이 주차장은 WP의 밥 우드워드 기자가 딥 스로트(내부고발자)였던 익명의 제보자로부터 ‘닉슨 전 대통령이 재선을 위해 민주당 전국위원회 건물에 불법적인 도청을 지시했다’는 결정적인 제보를 받은 장소다. 미 버지니아주 알링턴 카운티에 있는 12층 건물 1층에 위치해 있다.
보도에 따르면 알링턴 카운티는 주차장을 포함한 건물 2개 동에 대한 재개발 계획을 만장일치로 승인했다. 주차장은 완전히 사라지고 2011년 세워진 ‘워터게이트 기념표지판’만 보존하도록 했다. 1965년 지어진 두 건물은 28층짜리 주거용 건물과 24층짜리 상업용 건물로 재건축된다. 건물 철거는 새 건물의 설계 작업이 끝나고 2017년 1월 이후 실시될 예정이다.
해체될 건물 주차장의 ‘32D 구역’에서 우드워드 기자와 딥 스로트는 1972년 10월부터 1973년 11월까지 6차례 만났다. 나중에 마크 펠트 전 연방수사국(FBI) 부국장으로 밝혀진 제보자는 기자와의 만남에서 익명을 보장받기 위해 주차장을 이용했다.
워터게이트 사건은 1972년 6월 18일 WP 1면에 실린 ‘민주당 사무실 도청 시도한 5명 체포’ 기사가 계기가 됐다. 우드워드와 칼 번스타인 두 기자는 닉슨 대통령이 사건에 연루된 사실을 밝혀냈고 같은 해 재선에 성공한 닉슨은 스캔들에 휘말려 1974년 결국 사임했다.
유동근 기자 dkyoo@kmib.co.kr
WP 특종 ‘워터게이트’ 제보 받은 주차장 헐린다
입력 2014-06-17 02: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