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유 남아돌자… 분유 먹던 송아지, 엄마젖 먹는다

입력 2014-06-16 02:34
송아지가 사람에게 양보했던 엄마 젖소의 젖을 먹을 수 있게 된다.

온화한 날씨에 따른 생산량 증가와 소비 둔화로 우유가 남아돌자 서울우유협동조합은 최근 조합원(농가)들에게 송아지 모유 수유를 제안한 것으로 15일 알려졌다. 보통 젖소가 새끼를 낳은 뒤 생산한 원유는 집유해 가공하고, 송아지는 분유를 먹여 키운다. 원유가 과잉 생산돼 남아돌자 송아지 ‘모유 수유’를 제안한 것이다.

서울우유조합은 젖소의 외부입식(우유를 짤 수 있는 젖소 사오기) 자제와 생산 능력이 떨어진 젖소를 도태시키는 방안 등을 함께 제안했다.

현재 서울우유협동조합원의 전체 집유량은 6월 현재 일평균 2000t을 넘었다. 이는 지난해 이맘때쯤보다 7% 이상 많은 양이다. 4월 기준 분유 재고는 18만5856t으로 2003년 6월(17만9506t) 이후 11년 만에 최고치로 치솟았다. 우유가 남아돌아도 업체들은 값을 내릴 수 없는 실정이다. 지난해 도입한 원유가격연동제로 원유 생산량 변동에 따른 가격 조정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유제품 제조업체 관계자는 “우유 소비가 늘어나지 않는 한 원유 생산을 줄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김혜림 선임기자 ms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