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4지방선거 D-1-기획] 巨與의 추격… 여야 “우리가 불리” 읍소전략

입력 2014-06-03 03:35 수정 2014-06-03 04:32

코앞에 다가온 6·4지방선거는 최근 총·대선 및 4년 전 지방선거 등과 비교할 때 다소 다른 양상으로 전개되고 있다. 전체적으로 여당이 야당을 쫓고 있는데 2008년 이후 여당이 의회 권력을 쥐고 있음을 감안하면 낯설다. 여야의 전략도 '대세론'보다는 읍소를 통한 '동정론'으로 변했다.

◇뒤바뀐 여야…지지층 결집력은 누가 강할까=최근 선거는 대체로 여당이 앞서고 야당이 뒤쫓는 형태였다. 그러나 이번에는 서울시장 등 굵직한 선거 지역을 야당이 주도하고 있다. 2010년 지방선거에서 야당이 승리한 덕택이 크다.

강원도지사 선거 공동선대위원장인 새정치민주연합 우상호 의원은 2일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특이한 흐름"이라며 "현역 단체장들의 인물론이 정당지지율을 뛰어넘은 결과"라고 말했다.

지지층 결집 흐름도 다르다. 통상적으로 보수 성향의 여당 지지층은 진보 성향의 야당 지지층보다 견고하다. 야당이 '기울어진 운동장'이라고 표현할 정도다. 그러다보니 여당 지지층이 먼저 결집하고, 야당 지지층이 막판 결집하는 경우가 많았다.

그러나 현재까지 공표된 여론조사 결과를 놓고 보면 야당 지지층이 먼저 결집한 상태다. 이는 서울 인천 충남 등 전략적 요충지에서 야당 후보들이 앞서는 결과로 이어지고 있다.

국민일보와 글로벌리서치가 지난달 27∼28일 실시한 수도권 광역단체장 여론조사 결과의 경우 이런 경향이 뚜렷했다. 새누리당 소속 정몽준 유정복 남경필 후보는 당 지지자들로부터 71.2∼76.7%의 지지를 받았다. 반면 새정치연합 지지자들은 박원순 송영길 김진표 후보에게 77.3∼88.1%의 지지를 보냈다. 반대로 해석하면 보수층이 막판에 결집할 여지가 더 많다는 의미다. 리얼미터 이택수 대표는 "야권의 결집은 세월호 참사로 정부 심판론이 높아졌기 때문"이라며 "여권이 뒤늦게 결집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골든크로스(대역전)를 말하지 않는다=여야 모두 "우리가 불리하다"며 몸을 바짝 낮춘 것도 이전과 달라진 모습이다. 일종의 '엄살 전략'이다. 사전투표 결과가 발표된 지난 1일 새누리당은 "젊은층의 사전투표율이 높아 여당에 어려운 분위기"라고 우려했다. 반면 새정치연합도 "대통령 국정운영 지지도에 가장 부정적인 30대 투표율이 낮아 우려가 많다"고 강조했다. 이른바 '대세론'보다는 '동정론'이 더 득표 효과가 있다고 판단하는 것이다. 이는 가장 최근 전국 단위 선거인 2012년 대선과 비교하면 큰 변화다. 당시 새누리당은 '박근혜 대세론'을 강조했고, 민주통합당(새정치연합 전신)은 문재인 후보가 박 후보의 지지율을 추월했다는 '골든크로스론'으로 맞섰다. 예전에는 격전지에서 서로 '우리가 이기고 있다'고 주장했지만 이번에는 상대방 지지층 결집을 우려해 승리를 입에 담지 않고 조심하는 분위기다.

◇야권 단일화는 이심전심으로=공식적인 야권 단일화도 사라졌다. 2012년 총선에서는 민주당과 통합진보당이 공식적으로 후보 단일화를 했다. 하지만 통진당 이석기 의원의 '지하혁명조직(RO) 사건'이 터진 뒤 새정치연합은 연대를 끊었다. 울산과 경남에서 단일화 논의가 테이블에 오르자 새정치연합 지도부는 "통진당과의 단일화는 없다"는 공식 지침을 내려 지역 후보들과 갈등을 빚었다.

대신 선거 막판 통진당 후보들이 자발적으로 사퇴하는 '이심전심 단일화'가 일어났다. 경기 울산 부산에서 통진당 후보들의 사퇴는 새정치연합의 득표에 어떤 식으로든 도움이 될 것이란 분석이 많다.

엄기영 임성수 기자 eo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