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4지방선거에서 수도 서울의 25개 기초단체장 선거는 수성에 나선 야당과 탈환을 노리는 여당의 대결로 요약된다. 당초 현역 구청장이 대거 출마한 새정치민주연합의 무난한 승리 가능성이 높았지만 선거가 임박할수록 어느 쪽도 전체 승패를 가늠하기 힘든 안갯속 판세가 계속되고 있다. 여야는 역대 구청장 선거가 특정 정당의 ‘싹쓸이’로 끝났다는 점을 상기시키면서 “뚜껑을 열어봐야 안다”고 입을 모았다.
◇새누리당 6곳, 새정치연합 9곳 우세…10곳 혼전=새누리당과 새정치연합이 2일 각각 내놓은 판세 현황을 분석한 결과 새누리당은 서초·강남·송파에서 앞서고, 중·광진·중랑에서 경합 우세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새정치연합은 종로·구로·강동에서 당선 가능성이 높았다. 동대문·성북·도봉·노원·은평·금천 등 6곳은 경합 우세 지역으로 분석됐다.
당초 새누리당은 강남3구에 광진과 중랑을 합쳐 총 5곳을 우세 지역으로 판단했다. 새정치연합은 종로·동대문·성북·노원·구로·금천·강동 등 7곳에서 승리를 예상했다. 새누리당이 우세로 본 지역과 새정치연합이 열세라고 답한 곳이 일치할 때만 최종 우세 또는 열세로 평가했다. 예컨대 중구의 경우 새누리당은 경합 지역이라고 판단했지만 새정치연합은 열세라고 답해 새누리당의 경합 우세 지역으로 분류됐다.
여야가 공통적으로 백중세라고 꼽은 지역은 용산·성동·강북·서대문·마포·앙천·강서·영등포·동작·관악 등 10곳이다. 여야가 각각 확고한 우위를 점하고 있는 6개 지역을 제외하면 19곳이 모두 경합 지역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본격적인 선거운동이 시작되기 전만 해도 새정치연합의 무난한 승리가 예상됐다. 현역 구청장의 프리미엄이 가장 큰 이유였다. 이번 선거에서 총 20명의 현역 구청장이 출마했는데 이 중 새정치연합 소속이 17명에 달한다. 여기에 세월호 참사로 여권 전반에 대한 비난 여론이 비등하면서 상대적으로 야권 후보가 반사 이익을 볼 것이라는 의견이 많았다.
하지만 선거전이 본격화되면서 새누리당이 강남3구 이외 지역에서도 기대 밖 선전을 하고 있다는 평가다. 새누리당 서울시당 관계자는 “선거 초반 야당 후보와 지지율 격차가 컸던 게 사실이지만 무섭게 치고 올라가면서 경합까지 따라붙었다”면서 “후보자의 개인 역량이 뛰어나고 정몽준 서울시장 후보의 개발 공약에 대한 기대감이 반영됐기 때문”이라고 해석했다.
◇이번에도 ‘서울시장 동조-쏠림 투표’ 재연될까=새정치연합은 박원순 서울시장 후보가 새누리당 정 후보를 10% 포인트 이상 앞서고 있는 점에 내심 기대를 걸고 있다. 역대 선거 결과를 보면 2010년 제5회 지방선거를 제외하고 모두 시장 당선자를 낸 정당이 구청장 선거에서도 대승을 거뒀다.
1995년 제1회 지방선거에서 조순 서울시장이 속한 민주당은 25곳 중 23곳의 구청장을 석권했다. 2회 때는 고건 시장이 속한 새정치국민회의가 19곳에서 구청장을 냈다. 이명박 시장이 당선된 3회 선거에서는 한나라당이 22곳, 오세훈 후보가 당선된 4기 선거에서는 한나라당이 25곳을 싹쓸이했다. 유일하게 5회 때는 오 후보가 서울시장으로 당선됐지만 구청장 선거에선 한나라당이 강남3구와 중랑을 얻는 데 그쳤다. 원성훈 코리아리서치 본부장은 “서울시장 선거에서 박 후보가 선전하고 있어 야당 후보들이 절대적으로 유리하다”고 분석했다.
새정치연합 중앙선거대책위원회 공보단장 민병두 의원은 “역대 지방선거를 보면 서울 기초단체장은 특정 정당 쏠림이 뚜렷했다”면서 “현재 판세로 결과를 예측하는 것은 큰 의미가 없다”고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권지혜 임성수 기자 jhk@kmib.co.kr
[6·4지방선거 D-1] 서울 25개 구, 여야 6 對 9… 10곳은 경합
입력 2014-06-03 03:35 수정 2014-06-03 04:3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