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기독교인의 예배 참여율이 코로나19 이후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다만 신자 10명 중 4명 이상이 60세 이상으로, 종교 인구 고령화 속도가 전체 인구보다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7일 한국리서치가 발표한 ‘2025 종교인식조사: 종교인구 현황과 종교 활동’을 보면 기독교인 중 매주 예배 등 종교 활동에 참여하는 비율은 63%로 파악됐다. 1년 전과 견줘 8%포인트 오른 수치다. 종교활동에 참여하지 않는 기독교인은 9%에 그쳤는데, 천주교(23%) 불교(24%)보다 크게 적었다.
하지만 활기를 되찾은 예배당과 달리 교인들의 연령대는 점점 높아지고 있다. 전체 성인 인구 중 60세 이상 비중은 33%였지만, 기독교인 중에선 44%가 60세 이상이었다. 60세 이상 기독교인 비율은 2023년 39%, 지난해 41%로 2년 연속 상승했다.
반면 18~29세와 30대 교인 비율은 각각 10% 11%로, 둘을 합산해도 21%에 불과했다. 조사를 수행한 이동한 한국리서치 여론조사부문 콘텐츠팀장은 “18~29세와 30대의 무종교 비율은 각각 72% 64%에 달했는데, 전년 대비 소폭 증가한 수치”라며 “종교 인구 고령화가 앞으로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그럼에도 전체 기독교 인구 비율은 20%로 2019년 이후 동일했다. 천주교(11%) 불교(17%) 무종교(51%) 비율도 같은 기간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전문가들은 출석률 상승과 고령화 가속이 동시에 나타나는 현상을 두고 "단기 회복세와 장기 추세가 겹친 결과"라고 진단했다. 코로나19 이후 예배 복귀가 이어지는 가운데 고령화라는 구조적 흐름도 함께 진행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미래학자인 최윤식 아시아미래인재연구소장은 “출석률 상승은 코로나19 이후 서서히 진행되는 리바운드로 봐야 한다”며 “고령화는 이와 별개로 진행되는 한국 사회의 메가트렌드”라고 설명했다.
최 소장은 “한국교회가 젊은 세대를 선호하다 보니 50대 이상 전도를 배제하는 경향이 있다”며 전도 방식의 전환도 촉구했다. 그는 “어린이든 노인이든 가리지 않고 전도하는 게 복음의 본질”이라며 “교회 연령대를 한국 사회 전체 인구 비율에 맞추려는 접근도 바람직하지 않다. 지역 인구 비율과 비슷한 연령 분포를 가진 교회를 건강한 교회로 인식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세대 간 소통의 창을 여는 일도 과제로 꼽힌다. 김민석 백석대 교수는 “젊은 층에게 프로그램 못지않게 중요한 건 경청과 환대”라며 “이해보다 훈계가 앞서면 젊은이들은 마음을 닫는다. 먼저 귀 기울이고 따뜻하게 맞아주면 젊은이들은 교회를 떠나지 않는다”고 했다.
이번 조사는 한국리서치가 지난달 21일부터 엿새간 휴대전화 문자와 이메일을 통해 전국 18세 이상 남녀 2000명을 대상으로 진행했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2.2% 포인트다.
이현성 기자 sag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