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억만장자 3000명 육박…한국은 7명 줄어 31명

입력 2025-12-07 11:23 수정 2025-12-07 13:28
생성형 인공지능(AI)로 그린 이미지.

올해 전 세계 억만장자 수가 3000명에 육박하며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코로나 팬데믹 이후 자산 시장의 활황으로 부의 규모가 커진 가운데 자수성가형 부자뿐만 아니라 상속을 통해 부를 축적한 이도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스위스 투자은행 UBS가 발표한 ‘2025 억만장자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4월 기준 자산 10억 달러(약 1조4700억원) 이상을 보유한 슈퍼리치는 총 2919명으로 집계됐다고 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는 전년 대비 8.8% 증가한 수치다. 이들의 총자산 역시 14조 달러에서 15조8000억 달러로 1년 만에 13% 불어났다.

올해 새롭게 명단에 이름을 올린 억만장자는 287명으로 팬데믹 당시 막대한 유동성이 풀렸던 2021년 이후 두 번째로 많은 숫자다. WSJ는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발표로 인한 일시적 증시 충격을 제외하면, 지난 12개월간 이어진 금융자산 가치 상승이 부의 확대를 견인했다고 분석했다.

특히 주목할 점은 ‘상속형 부자’의 약진이다. 존 매튜스 UBS 미국 자산관리 대표는 “기업가 정신뿐만 아니라 상속으로 탄생하는 부자가 크게 늘고 있다”며 “지난 10년간 예고된 ‘부의 대이전(Wealth Transfer)’이 현실화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글로벌 부호들의 자산이 증가세를 보인 것과 달리 한국의 억만장자 수는 뒷걸음질쳤다. 올해 한국의 억만장자 수는 31명으로 전년 대비 7명 감소했다.

신규 진입자는 1명에 그쳤고 리스트에서 탈락한 인원은 8명에 달했다. 이들의 합산 자산 또한 882억 달러(약 130조원)로 1년 전보다 16% 줄어들어 글로벌 자산 증가 트렌드와 대조를 이뤘다.

올해 자수성가형 신규 억만장자 명단에는 멸종동물 복원 기업 콜로설 바이오사이언스의 벤 램, 인프라 투자사 스톤픽 파트너스의 마이클 도렐 등 혁신 기술 및 금융 분야 인사들이 포함됐다.

아시아에서는 중국의 저가형 버블티 브랜드 ‘미쉐빙청’의 장훙차오·장훙푸 형제와 가상화폐 트론(Tron) 창시자 저스틴 선 등이 이름을 올렸다.

한명오 기자 myungo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