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마약 판매하면 누구든 공격 대상…지상 공격도 곧 시작”

입력 2025-12-03 06:09 수정 2025-12-03 07:36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주재한 각료회의에서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이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일(현지시간) 마약 밀매 차단을 위해 해상 공격뿐 아니라 베네수엘라 등에 대한 지상 작전도 곧 시작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카리브해에서 마약 운반 의심 선박에 대한 ‘2차 공격’ 파문이 커졌지만 강경한 입장으로 정면돌파하겠다는 뜻을 나타낸 것으로 해석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주재한 각료회의에서 “나는 그 배들을 제거하고 싶다. 필요하다면 해상에서 공격하는 것처럼 지상에서도 공격할 것”이라며 “우리나라에 마약을 판매하는 자는 누구든 공격 대상이 된다. 베네수엘라뿐만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트럼프는 그러면서 “이제 육지에서도 공습을 시작할 것이다. 육지에서의 공격은 훨씬 쉽다”며 “우리는 그들(마약 카르텔)의 이동 경로를 알고 있다. 그들이 어디에 사는지도 알고 있다. 우리는 곧(very soon) 시작할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는 콜롬비아에 코카인 제조 공장이 있다는 말도 들었다고 덧붙였다. 트럼프의 발언은 향후 미군이 베네수엘라나 콜롬비아 내에서 활동하는 마약 카르텔 요인이나 마약 제조시설을 직접 타격할 수도 있다는 경고로 해석된다.

다만 트럼프는 지난 9월에 벌어진 베네수엘라 마약 운반 의심 선박에 대한 ‘2차 공격’을 지지하는지 묻는 질의에는 “아무것도 몰랐다”며 “나는 그 일에 관여하지 않았다“고 선을 그었다. 그러면서도 “내가 아는 건 폭파된 모든 배마다 우리는 2만5000명의 생명을 구한다”고 주장했다. 마약 운반 의심 선박 폭력으로 마약 밀매를 막아 미국인의 생명을 구한다는 취지다.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도 회의에서 “우리는 마약 선박을 타격하고 마약 테러리스트들을 바다 밑바닥으로 처넣는 일을 막 시작했을 뿐”라고 말했다. 트럼프 옆에 앉은 헤그세스 장관은 카리브해 마약 밀매 의심 선박 공격에 대한 성과를 보고하며 “현재는 공격할 선박을 찾기 어려워 잠시 중단 상태”라고 말하기도 했다.

헤그세스는 지난 9월 2일 당시 베네수엘라 국적의 마약 밀매 의심 선박에 대해 “모두 죽여라”라고 명령한 의혹으로 ‘2차 공격’ 논란에 휘말린 상태다. 그는 해당 공격이 현장 지휘관인 프랭크 브래들리 제독의 판단이며 이는 정당하다는 백악관의 주장을 되풀이했다.

헤그세스는 “그는 그 배를 격침했고 위협을 제거했으며 그것은 올바른 판단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1차 공격 이후 불타는 잔해에 매달려있는 생존자를 목격했는지에 대한 질문에는 “직접적으로 생존자를 보지는 못했다”라고 답했다. 그는 당시 배가 불타고 있었다고 덧붙이며 “이것이 바로 ‘전쟁의 안개(fog of war)’”라고 설명하기도 했다. 그만큼 급박하고 불확실한 상황이었다는 취지다. 헤그세스는 2차 공격 전 다른 회의 참석을 위해 자리를 떴고, 이후 약 1~2시간 뒤에 해당 사실을 알게 됐다고 설명했다.

헤그세스의 해명에도 ‘2차 공격’이 전쟁범죄에 해당한다는 지적은 이어졌다. 월스트리트저널은 “국방부 자체 매뉴얼에 따르면 전투 불능 상태에 해당하는 사람은 공격 대상이 돼서는 안 된다”고 전했다.

워싱턴=임성수 특파원 joyls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