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입 면접에 AI 활용하려는 대학들…개인정보 이슈 논란 우려도

입력 2025-12-03 05:00

일부 대학이 대입 면접에서 인공지능(AI)을 활용하는 방침을 세운 것으로 파악됐다. 변화에 보수적인 입시에도 점차 AI 도입 시도가 이뤄지는 모습이다.

2일 국민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서울 소재 A대학은 최근 2026학년도 신입생 선발을 위한 일부 전형에서 비대면 면접을 실시하면서 AI를 활용키로 했다. 이 대학이 대입에 AI를 도입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학생들이 AI 면접관을 마주하는 것은 아니지만 보조 도구로 쓰일 가능성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다른 대학 입학처에서도 AI 활용법에 대한 물밑 논의가 이뤄지는 중이다. B대학은 학교생활기록부(학생부)의 주요 키워드를 요약하거나 이를 학습한 뒤 면접 질문을 추출하는 역할을 AI에 맡기는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

고교 수험생 약 50만 명 중 12만명 이상이 면접 전형에 응시하는 가운데 이미 수험생 사이에 AI를 통한 면접 준비는 보편화됐다. AI에 학생부 PDF를 업로드한 후 면접 질문 생성을 요청하면 진로, 학업, 인성 영역별 질문을 자동 생성해 준다. 모의면접 시나리오를 요청하면 면접관 질문과 예상 답변 포인트를 정리해 준다. 입시업체들은 실제 면접 상황을 재현하는 AI 기반 프로그램을 속속 내놓고 있다.

대학들은 지원자들의 조건이 상향 평준화하며 평가 변별력 확보 목적으로 AI 활용하려는 수요가 커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수도권 대학의 한 입학사정관은 “점점 학생부 평가 난이도가 올라가고 있다”며 “AI 면접관 도입까지는 아직 조심스럽지만 평가 보조 도구로 활용하는 방안이 논의되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AI 도입을 긍정적으로 검토하는 대학들은 교직원 채용 등에서 AI 면접을 실시해 경험이 축적된 만큼 대입 적용에도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본다. 실제로 한양대, 연세대 등은 교직원 채용 과정에서 AI 면접을 도입한 상태다.

일부에선 지원자 정보를 AI에 학습시키는 것은 신중히 접근해야 한다는 시각도 있다. 평가 과정에서 개인정보가 학습되는 만큼 보안 이슈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일부 대학에선 실제로 이 같은 우려가 AI 도입의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대학 관계자는 “AI를 100% 신뢰할 수 있다는 사회적 공감대가 생기지 않는 이상 입시에 본격적으로 활용하는 것은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임송수 기자 songst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