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 프로배구 대한항공이 왕좌 탈환을 향한 여정에 본격적으로 시동을 걸었다. 탄탄한 선수층과 조직력을 앞세워 시즌 초반 선두 자리를 지키고 있다.
대한항공은 2일 기준 2025-2026 V리그 남자부에서 승점 25점(9승 1패)을 기록, 한 경기 더 치른 2위 KB손해보험을 4점 앞서며 1위를 달리고 있다. 지난 28일 한국전력전 승리로 8연승을 이어갔다.
일찌감치 독주 체제를 갖춘 대한항공은 2년 만의 통합 우승 탈환을 노린다. 대한항공은 2023-2024시즌 통합 우승으로 리그 최초 4연패를 달성했다. 2007-2008시즌부터 7년 연속 챔피언 결정전 정상에 올랐던 삼성화재 이후 남자부 두 번째 왕조를 구축했다. 그러나 지난 시즌 현대캐피탈에 밀려 무관에 그쳤다. 올 시즌 컵대회 우승으로 기세를 올린 가운데 정규리그에서도 순항 중이다.
이번 시즌 부임한 헤난 달 조토 감독 체제에서 공수 균형이 돋보인다. 아웃사이드 히터 출신인 그는 2017년부터 6년간 브라질 대표팀을 이끌며 2021년 국제배구연맹(FIVB) 발리볼네이션스리그(VNL) 우승을 경험했다. 대한항공은 공격 종합, 속공, 퀵오픈, 시간차, 후위 공격과 비득점 부문의 리시브, 세트, 수비 등 여러 부문에서 1위를 달리며 고른 전력을 보이고 있다.
외국인 주포 러셀이 공격의 선봉장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그는 지난 시즌 중반 팀에 합류해 이번 시즌 재계약에 성공했다. 전날 기준 공격과 서브 1위, 득점 4위, 블로킹 7위를 기록하며 팀 화력에 힘을 보태고 있다.
토종 에이스 정지석이 러셀과 함께 팀의 공격을 이끈다. 올 시즌 주장으로 선임된 그는 공격(2위), 수비·리시브(이상 5위), 블로킹·서브(이상 6위), 득점(8위), 디그(10위) 등 주요 지표에서 꾸준한 성적을 내며 팀내 핵심 역할을 맡고 있다. 지난 10월 전역한 국가대표 아포짓 스파이커 임동혁이 경기력을 되찾는다면 공격력은 한층 강해질 전망이다.
코트 위 조화가 완벽에 가깝다는 평가다. 베테랑 세터 한선수는 세트 부문 2위로 여전한 기량을 과시하고 있다. 아시아쿼터로 합류한 료헤이는 디그와 수비, 리시브에서 각각 2위와 4위, 7위를 기록하며 팀의 수비 라인을 단단히 지탱하고 있다.
팀 분위기도 한층 올라 있다. 대한항공은 2022년 12월 9연승에 성공한 이후 약 3년 만에 다시 한번 두 자릿수 연승에 도전한다. 대진운도 나쁘지 않다. 오는 4일 6위 우리카드, 7일에는 최하위 삼성화재와 맞대결을 치른다. 대한한공의 팀 최다 연승 기록은 2010-2011시즌 달성했던 12연승이다.
최원준 기자 1j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