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370만명의 개인정보가 유출되는 사상 초유의 사고가 발생한 가운데, 쿠팡 창업주이자 실질적 소유주인 김범석 쿠팡Inc 이사회 의장은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다. 박대준 쿠팡 대표는 김 의장이 업무차 해외에 체류 중이라며 구체적 위치는 알지 못한다고 밝혔다.
박 대표는 2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 현안질의에 참석해 “김범석 쿠팡 의장은 현재 글로벌 비즈니스 차 해외 체류 중”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구체적 체류 장소를 묻는 최민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질문에는 “구체적으로 어디 머무는지는 알 수 없다”고 답했다.
뒤이어 질의에 나선 이상휘 국민의힘 의원도 “쿠팡의 실질적 소유주인 김범석 의장의 소재를 모른다는 것이 말이 되냐”며 질타했지만 박 대표는 침묵을 지켰다. ‘김 의장이 이번 사태에 대해 어떻게 책임질 것인지 지시가 없었냐’ ‘대한민국 국민에 대한 사과와 보상 지시가 있었냐’는 질문에도 박 대표는 답하지 않았다.
박 대표는 김 의장의 입장 표명 여부 등에 답하지 않았다. 대신 “한국 법인에서 벌어진 일이고 제 책임하에 있기 때문에 제가 다시 한번 사과 말씀을 드리고 싶다”며 “제가 한국 법인의 대표로서 끝까지 책임지고 사태가 수습될 수 있도록 최선을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김 의장은 쿠팡의 의결권 70% 이상을 보유해 실질적으로 쿠팡을 지배하고 있다. 그럼에도 미국 국적이라는 이유로 공정거래위원회의 동일인(총수) 지정에서 제외되는 등 국내 규제를 회피해왔다. 국회 출석 요구 또한 해외 체류 등을 이유로 참석하지 않고 있다. 지난 2015년 국정감사 증인 채택 당시에는 농구를 하다가 아킬레스건을 다쳤다며 불참하기도 했다.
한편 김 의장은 지난해 11월 보유 중이던 쿠팡 클래스B 보통주를 클래스A 보통주 1500만주로 전환해 처분, 4846억원을 현금화했다. 클래스B 보통주는 주당 29배의 차등 의결권을 가진 주식으로, 의결권 기준 김 의장의 지분율은 73.7%다.
권민지 기자 10000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