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의원, 공무원에게 “남들 먹을때 먹고 크지 뭐했나” 발언 논란

입력 2025-12-02 11:00 수정 2025-12-02 11:01
국민일보DB

부산의 한 기초의회 의원이 행정사무감사 도중 구청 간부 공무원의 신체적 특징을 꼬집어 비하하는 발언을 해 논란이 일고 있다.

해당 발언은 청내 방송을 통해 전 직원에게 생중계됐고, 공무원 노조가 강력히 반발하자 해당 의원은 결국 고개를 숙였다.

2일 전국공무원노동조합 부산본부 금정구지부 등에 따르면 부산 금정구의회 조준영(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달 29일 노조 게시판에 사과문을 게재했다.

조 의원은 사과문에서 “지난 행정사무감사 중 제가 한 발언으로 A님과 가족께 깊은 상처를 드린 점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면서 “공적인 업무 공간에서, 많은 분이 참석한 공식 회의에서 개인의 신체적 특징에 대해 언급한 것은 명백한 실수”라고 밝혔다.

이어 “공직자로서 마땅히 지켜야 할 품위와 신중함을 잊은 제 모습을 뼈아프게 반성한다”고 덧붙였다.

논란이 된 발언은 지난달 27일 진행된 행정사무감사장에서 나왔다. 당시 조 의원은 피감 기관 간부인 A 과장에게 “과장님 잘 안 보인다. 눈이라도 마주치게 좀 틀어 앉아보라”고 주문했다.

A 과장이 “조금 틀어 앉았다”고 답하자, 조 의원은 대뜸 “과장님, 남들 먹을 때 같이 좀 먹고 크지 뭐했습니까”라고 말했다. A 과장의 신체적 특징을 문제 삼은 것이다.

공무원 노조 홈페이지에 올라온 사과문. 노조 홈페이지 캡처

당시 감사에는 동료 구의원과 공무원 등 20명 이상이 배석해 있었고, 회의 내용은 800여명의 구청 전 직원이 시청할 수 있도록 실시간으로 송출되고 있었다.

이 사실이 알려지자 공무원 사회는 들끓었다. 노조 게시판에는 ‘구의원 막말 논란’을 성토하는 글이 올라왔고, 수십개의 비판 댓글이 달렸다.

한 직원은 “행정사무감사는 구정을 감시하는 자리지 공무원을 비하, 조롱하는 갑질 무대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공무원이라서 참아야 하는 시대는 끝났다”고 말했다.

한명오 기자 myungo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