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퇴 버튼 어딨어” 복잡한 쿠팡 탈퇴 절차에 분통 터지는 소비자

입력 2025-12-02 10:53
쿠팡 애플리케이션 캡쳐(왼쪽). 쿠팡 웹사이트 캡쳐(오른쪽)

쿠팡 가입자 3370만명의 개인정보가 유출된 가운데, 쿠팡 측이 설계한 복잡한 탈퇴 절차도 도마 위에 올랐다. 회원 탈퇴를 위해서는 6단계를 거쳐야 하는데, 탈퇴 절차를 복잡하게 해 이탈을 방지하려는 ‘다크패턴(소비자를 교묘하게 속여 이득을 얻어내는 마케팅 전략)’이라는 지적이다.

2일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는 ‘쿠팡 탈퇴 방법’ 등을 공유한 게시글이 확산하고 있다.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 사태로 쿠팡을 탈퇴하려는 소비자가 증가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들은 ‘6단계’에 이르는 쿠팡의 탈퇴 방법이 번거롭다며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이들은 쿠팡 앱에서 탈퇴 버튼을 찾는 게 어렵다고 지적한다. 쿠팡 앱에서 회원 탈퇴를 하려면 ‘마이 쿠팡’의 ‘회원정보수정’을 누른 후 스크롤을 끝까지 내려 PC버전으로 이동해야 한다. 이후에도 재차 비밀번호를 입력해 본인 확인을 하고, 이용 내역을 점검한 후, 객관식과 주관식 설문조사까지 마쳐야 회원 탈퇴 신청이 가능하다.

쿠팡 웹사이트 캡처

쿠팡 웹사이트에서도 탈퇴 버튼을 찾기 어려운 건 마찬가지다. 웹사이트 로그인 후 ‘마이 쿠팡’의 ‘MY 정보-개인정보확인/수정’에 들어가 가장 아래로 내려가야 작은 글씨로 ‘탈퇴를 원하시면 우측의 회원탈퇴 버튼을 눌러주세요’라는 안내문을 찾을 수 있다. 회원탈퇴 버튼을 누르면 본인 확인, 사용 내역 점검, 설문조사 등의 절차가 또 시작된다.

쿠팡의 유료 멤버십 서비스 ‘와우 멤버십’을 이용 중이라면 탈퇴 과정은 더욱 복잡해진다. 우선 와우 멤버십을 해지해야 탈퇴가 가능하다. 앱 내 ‘와우 멤버십’ 해지 메뉴에 들어가면 “와우할인가로 구매할 수 없다” “새벽 배송, 당일배송 혜택이 사라진다” 등의 팝업이 반복해 뜬다. 스크롤을 끝까지 내려 ‘와우 전용 혜택 그만 받기’ 버튼을 클릭한 후에도 “혜택을 포기하면 와우 전용 쿠폰이 사라진다” 등의 안내문이 뜨고 ‘와우 전용 쿠폰 포기하기’를 클릭해야 멤버십 해지가 가능하다. 이후 ‘마이 쿠팡’에 들어가 6단계의 탈퇴 절차를 거쳐야 회원 탈퇴가 마무리된다.

이같은 탈퇴 방법을 안내한 게시글에는 “드디어 탈퇴했다” “탈퇴도 맘대로 못 하게 만들어놨다” “탈퇴하는 것도 힘들다” 등의 댓글이 달렸다.

한편 쿠팡의 미온적 대처에 분노한 소비자들은 집단소송 등을 통해 대응에 나섰다. 쿠팡을 상대로 집단소송을 준비하는 네이버 카페 10여곳이 개설됐다. 회원 수도 20만명을 넘어섰다.

권민지 기자 10000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