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과 일본의 외교 갈등 탓에 중국 관광객이 겨울 여행을 위해 일본 대신 러시아로 향하고 있다. 중·일 갈등 장기화로 겨울 여행 지형도가 바뀌고 있는 것이다. 한국과 동남아 국가의 관광 업계로 반사 이익이 확대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29일 여행·관광 업계에 따르면 지난 2주 동안 중국 여행객의 12월 러시아 호텔 예약은 전년 대비 50% 이상 증가했다. 최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도 중국 여행사를 중심으로 최근 몇 주간 러시아 관련 항공권과 호텔 예약이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급증했다고 전했다. 알리바바 계열 여행 플랫폼 ‘플리기’ 측도 최근 두 달간 러시아행 항공권 예약은 작년 같은 기간의 약 두 배로 증가했다고 밝혔다.
중국 여행 전문 시장조사업체 ‘차이나 트레이딩 데스크’를 운영하는 수브라마니아 바트는 “스키 리조트와 온천으로 유명한 홋카이도로 여행을 예약한 일부 여행객들이 러시아의 유사한 기후 때문에 러시아로 이동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홋카이도를 겨울 풍경과 야외 활동 중심으로 계획한 여행자들에게는 모스크바, 상트페테르부르크, 극동 또는 북극 지역의 러시아 겨울 여행 상품이 기후와 활동 면에서 매우 유사해 비교적 쉽게 대체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번 여행 수요 이동 현상은 일본 총리 다카이치 사나에의 대만 유사시 개입 발언으로 베이징과 도쿄 간 긴장이 고조된 데 따른 결과로 분석된다. 앞서 중국 정부는 지난 14일 시민들에게 안전 문제를 이유로 일본 방문을 피할 것을 권고했다. 이후 수십만 명의 중국 관광객이 항공권을 취소했고 항공사들은 12개 일본 노선의 항공편을 줄이거나 취소했다.
전문가들은 대표적인 겨울 여행지인 일본 홋카이도의 대체지로 러시아가 부상한 이유로 ‘계절 경험’을 위해 추운 나라를 찾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또한 외교 갈등이 심화하고 있는 일본에 비해 러시아는 중국과 친밀해 심리적으로 가깝게 느낀다는 의견도 있다. 일본 겨울 여행지로 향하는 발길이 줄어들면서 한국을 비롯, 태국·싱가포르 등 동남아 국가의 반사 이익도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박민지 기자 pm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