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리꾼 이희문, 전통 ‘잡가’를 새롭게 해석한 신작 선보인다

입력 2025-11-28 17:28
경기민요 소리꾼 이희문.

경기민요 소리꾼 이희문이 12년 만에 ‘잡가’를 온전히 전면에 내세운 신작을 무대에 올린다. 12월 5~7일 세종문화회관 S씨어터에서 선보이는 ‘식스 센시즈’(SIX SENSES)는 2013년 발표한 오더메이드 레퍼토리 ‘잡’(雜) 이후 두 번째로 시도되는 본격 잡가 프로젝트다. 총 12곡으로 구성된 ‘잡가’ 중 유산가, 적벽가, 제비가, 선유가, 평양가, 월령가 등 6개의 주요 잡가를 현대적 감각으로 재구성한다.

잡가는 19세기에 생성되어 20세기 초·중반에 서울·경기 지역을 중심으로 발전했다. 시가 형식에 선율이 얹어지며 그 내용이나 형식에 변화가 발생, 특정 장르로 분류되기 어려운 곡들을 포괄한다. 원래 직업 소리꾼들이 기량을 겨루기 위해 만들어지고 전승돼왔다. 한때 활발히 향유됐지만 높은 음악적 난이도와 환경 변화 속에 부르는 이도 듣는 이도 급격히 줄어들어 오늘날에는 대중에게 낯선 영역으로 남아 있다. 이희문은 잡가를 다시 ‘귀 기울여 들을 수 있는 음악’으로 되살리기 위해 오랜 시간 실험을 이어오고 있다.

이번 공연은 음악동인 고물과 이태원 음악감독의 방식으로 잡가를 재구성했다. 음악동인 고물 특유의 복잡한 구조와 독특한 음향 안에서 이희문은 연출과 가창을 동시에 맡아 잡가의 해석을 확장하고, 전통과 현대가 뒤섞인 새로운 음악적 서사를 구축한다. 이희문 특유의 실험성과 밀도 있는 무대 장악력을 확인할 수 있다.

이희문은 2008년 데뷔 이후 국내외 다양한 장르와 협업하며 전통음악의 경계를 넓혀왔으며, 직접 작품을 제작·연출해 다방면에서 활동해왔다. 올해는 전통예술 대표 페스티벌인 ‘여우락 페스티벌’의 예술감독을 역임하기도 했다.

장지영 선임기자 jy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