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잉 물량’ 수출로 해결하려는 중국 전기차…내년 한국 공략 본격화

입력 2025-11-29 07:01

중국 전기차 업체들이 과잉 생산 물량을 해외로 밀어내며 한국 시장 공략에 나설 채비를 하고 있다. 중국 내 생산능력이 급증하면서 남은 물량이 수출로 이동하는 흐름이 강화되고 있고, 가격 경쟁력을 앞세운 중국 브랜드들의 진입이 본격화되면서 국내 완성차 업계의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

29일 외신과 업계에 따르면 중국의 신에너지 승용차 시장은 지난 10월 소매량이 약 132만대로 추정되며 승용차 내 보급률이 60%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신에너지 승용차는 전기차와 플러그인하이브리드를 말한다.

샤오펑·리오토·니오·샤오미 등 신흥 전기차 브랜드가 성장세를 주도하고 있고, BYD(비야디)·상하이차·창안차 등 기존 제조사도 두 자릿수 증가세를 기록하며 시장을 키우고 있다. 지난 10월 샤오펑은 4만대, 립모터는 7만대 판매를 돌파했고, 샤오미 SU7 울트라처럼 고가 모델도 판매량을 빠르게 늘고 있다.


중국 내 경쟁이 치열해지자 업체들은 생산 물량을 해외로 돌리고 있다. 올해 1~9월 중국 자동차 수출량은 571만대로 전년 대비 21% 늘었다. 특히 신에너지차 수출은 232만대로 50% 넘게 증가하며 성장세가 두드러졌다.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KAMA)는 최근 보고서에서 중국계 완성차 브랜드의 글로벌 점유율이 지난해 22%까지 상승했다고 분석했다. 중국 업체들은 저가 모델로 신흥국을 공략하는 동시에 고사양 모델로 선진 시장을 겨냥하는 ‘투트랙 전략’으로 점유율을 확대하고 있다. 샤오미·화웨이 같은 정보기술(IT) 기업까지 전기차 시장에 뛰어들며 기술 경쟁을 벌이고 있다.


중국 브랜드의 이러한 흐름은 한국 시장에도 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 이미 올해 초 BYD가 국내에 진출해 아토3, 씰, 씨라이언7 등을 잇따라 출시하며 자리를 잡았다. 지리차의 고급 전기차 브랜드 ‘지커’는 한국 법인을 설립해 내년 1분기 준중형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SUV) ‘7X’ 출시를 준비 중이다. 7X는 유럽 판매가가 8000만원대에 이르는 모델로, 국산 프리미엄 전기차와의 경쟁이 예상된다.

샤오펑도 한국 법인을 세우고 중형 SUV ‘G6’ 출시를 앞두고 있다. 4000만원대 가격이 예상되는 G6는 아이오닉5·EV5 등 국내 대표 전기차들과의 충돌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샤오펑의 프리미엄 미니밴 X9 가격이 중국에서 8000만원대인 점을 고려하면 중저가부터 고급 모델까지 전방위 라인업으로 한국 시장을 공략할 가능성이 크다.

국내 완성차업계는 중국 전기차의 대량 유입이 현실화할 경우 가격·사양 경쟁 압박이 크게 높아질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산 전기차는 동일 가격대에서 사양이 월등히 높아, 중저가 시장은 물론 프리미엄 시장에서도 경쟁 강도가 크게 높아질 수 있다”고 말했다.

중국 정부의 정책 변수도 부담 요인이다. 중국의 ‘이구환신’(낡은 제품을 새것으로 교체 지원) 정책이 내수 수요를 끌어올리는 동시에 수출 확대 전략이 병행되면서 중국 업체들의 해외 가격 공세가 더 강해질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완성차 업계 관계자는 “한국 업체들은 이미 유럽·중남미·아프리카 등지에서 중국 브랜드와 치열하게 경쟁 중”이라며 “국내 생산기반 유지, 해외 현지 대응력 강화 등 정부·업계 차원의 종합적인 경쟁력 제고 전략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김민영 기자 my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