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유예’ 문신사법 커지는 혼선 우려… “공백기 대책 필요”

입력 2025-11-30 05:01
지난달 31일 의료인 자격 없이 타투(문신) 시술을 한 혐의로 1심에서 벌금형을 선고받은 타투이스트 김도윤 타투유니온 지회장(가운데)이 서울북부지법에서 열린 항소심 공판을 마친 뒤 입장을 말하고 있다. 연합뉴스

비의료인의 문신 시술을 합법화하는 문신사법이 지난달 28일 공포됐지만 현장에서는 법 시행까지 남은 2년간의 혼선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업계는 후속조치가 뚜렷하지 않은 점을 들어 단속 기준이나 국가시험에 대한 안내 등이 여전히 불투명하다고 지적한다.

문신사법에 따르면 의료인이 아니더라도 국가시험을 거쳐 면허를 취득하면 문신 시술이 가능해진다. 문제는 법이 공포됐지만 면허시험 등 세부 기준이 마련될 때까지 2년의 긴 유예기간을 기다려야 한다는 점이다. 법 시행시기는 2027년 10월이다. 시행 전까지는 비의료인이 문신 시술을 하면 여전히 의료법 위반 등으로 형사처벌까지 감수해야 하기 때문에 합법화 취지와 맞지 않는다는 불만이 터져 나오고 있다.

앞서 의료인 자격 없이 문신 시술을 한 혐의로 1심에서 벌금 500만원을 받은 김도윤 타투유니온 지회장 사례가 대표적이다. 김 지회장의 경우 문신사법 공포 이후인 지난달 31일 항소심이 열렸지만 검찰은 원심대로 벌금 500만원 구형을 유지했다. 손익곤 변호사는 29일 “입법 취지에도 불구하고 현장은 법적 보호 없이 리스크에 노출돼 있다”며 “정부가 단속 기준을 명확히 제시하고 사법부에서도 신법 취지를 양형에 고려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과도기를 노린 허위 정보와 불법제품 판매 우려도 커지고 있다. 대한문신사중앙회는 최근 문신사들 사이에서 ‘국가시험 없이 임시면허 등록 가능’ ‘위생교육 이수증 무료 발급’ 등 허위광고 메시지가 돌고 있다며 주의를 당부했다. 마취 효능이 센 불법 마취크림을 떨이 판매한다는 식의 광고도 늘어난 것으로 파악됐다. 임보란 대한문신사중앙회 이사장은 “다음 2년은 문신사들이 신뢰를 쌓는 시기”라며 “행정 공백이 현장 질서를 무너뜨리지 않도록 당국이 적극적으로 안내 조치해야 한다”고 말했다.

지난 25일 '문신사 제도 정착을 위한 정책 토론회'에서 보건복지부·식품의약품안전처·대한의사협회 등 관계 기관과 문신사 단체가 참석해 문신용 도구 안전관리, 국가시험 설계, 임시면허 도입 방향 등을 논의하고 있다. 대한문신사중앙회 제공

모호한 규정 탓에 문신사 시험 및 업소 시설 기준에 대한 문의도 빗발치고 있다. 문신사 교육기관을 운영하는 안지선 문신사는 “교육기관 원장들은 합법화 기준에 맞춰 새롭게 교육 커리큘럼과 시설을 준비하려는 움직임이 활발하다”며 “세부 내용에 대한 시행령이 나오지 않은 상태에서 현장에서는 문의가 계속되고 있다”고 말했다.

혼선을 막기 위해 정부가 조속히 구체적 로드맵을 내놓아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복지부 관계자는 “현장 실무자들과 전문가 의견을 모으는 협의회를 마련할 예정”이라며 “유예기간 동안 혼선이 없도록 행정·사법기관에 협조를 요청하겠다”고 말했다.

이찬희 차민주 기자 becomi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