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존·마이크로소프트, “엔비디아 中 수출 제한 지지”

입력 2025-11-14 17:05 수정 2025-11-14 17:16
젠슨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지난달 28일(현지 시간) 미국 워싱턴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GPU 기술 콘퍼런스(GTC)에서 기조연설하고 있다. 그는 이 자리에서 "한국에서 한국 국민에게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도 정말 기쁜 발표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AP뉴시스

인공지능(AI) 칩 확보 경쟁이 격화되면서 마이크로소프트(MS)와 아마존웹서비스(AWS)가 중국으로의 AI 칩 수출 제한 법안을 지지하고 나섰다.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3일(현지시간) 이를 두고 “엔비디아와 엔비디아의 두 최대 고객 사이에 불거진 드문 갈등”이라며 “AI 경쟁의 치열함을 보여준다”고 전했다.

문제의 법안은 ‘게인 AI법’(Gain AI Act)으로 반도체 기업이 중국 등 무기 금수 조치 대상 국가로 제품을 수출하기 전에 미국 내 수요를 먼저 충족하도록 요구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법안이 통과되면 MS와 AWS 같은 대규모 AI 데이터센터 운영 기업(하이퍼스케일러)은 자사 데이터센터에 필요한 칩을 우선적으로 확보할 수 있게 된다.​

MS의 미국 정책 총괄 제리 페트렐라는 지난달 콘퍼런스에서 법안이 “정말로 긍정적으로 보인다”며 공개적으로 지지 의사를 밝혔다. AWS 관계자들 또한 상원 보좌진에게 비공식적으로 지지를 표명했다고 의회 소식통은 전했다. AI 모델 ‘클로드’ 개발사 앤트로픽 역시 법안을 지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엔비디아와 다른 반도체 기업들은 법안에 강력히 반대하고 있다. 엔비디아는 이 법안이 불필요하게 시장에 개입하며 향후 더 많은 수출 규제로 이어질 수 있다고 주장한다. 또한 미국에는 이미 칩이 충분하며, AI 산업의 진짜 병목 현상은 전력 부족이라고 반박하고 있다.

다만 이 법안 통과를 위해서는 공화당 지도부의 승인이 필요한 상황이다. 구글과 메타는 아직 입장을 내지 않았으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도 입장을 밝히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리서치업체 퓨처럼 그룹의 반도체 수석 애널리스트 레이 왕은 “일반적으로 하이퍼스케일러와 엔비디아 간 갈등은 제품 자체나 가격에 관한 것”이라며 “지금은 그 갈등이 훨씬 더 복잡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한명오 기자 myungo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