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가 미래형 목적기반차량(PBV)의 핵심 생산 거점으로 ‘기아 오토랜드 화성’을 본격 확장하며 글로벌 미래 모빌리티 시장 공략에 나선다. 또 2030년까지 글로벌 전기차 생산량 451만대 중 263만대를 국내에서 생산하겠다고 밝혔다.
기아는 14일 경기 화성시 우정읍 오토랜드 화성에서 PBV 전용 공장 ‘이보 플랜트(EVO Plant) 이스트’ 준공식과 ‘이보 플랜트 웨스트’ 기공식을 열었다. 행사에는 김민석 국무총리, 문신학 산업통상자원부 차관, 김동연 경기지사, 정명근 화성시장 등 정부·지자체 관계자와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송호성 기아 사장을 비롯한 그룹 임직원 200여명이 참석했다.
이번 PBV 전용공장은 기아가 국내에 전기차 생산 거점을 추가 확보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송호성 기아 사장은 환영사에 “경상용차(LCV) 시장의 전동화 전환을 기회로 삼아 PBV를 미래 핵심사업으로 추진하고 있다”며 “2026~2030년 생산 예정 전기차 451만대 중 58%를 국내에서 생산해 국가 산업 경쟁력 강화에 기여하겠다”고 말했다.
이보 플랜트는 ‘진화(Evolution)’와 ‘공장(Plant)’을 합친 이름이다. 기아가 PBV를 핵심 미래 사업으로 삼고 제조 혁신과 친환경 공장 체계를 구축하겠다는 의지를 담았다. 기아는 축구장 40개가 넘는 크기(30만㎡)의 부지를 확보하고 시설투자와 연구개발(R&D) 비용으로 약 4조원을 투입한다.
이번에 준공된 이보 플랜트 이스트는 약 9만9976㎡(약 3만243평) 규모로, 휠체어용 차량(WAV)을 포함한 PV5 승객·화물 모델을 연간 10만 대 생산한다. 2027년 가동 예정인 이보 플랜트 웨스트는 약 13만6671㎡(약 4만1343평) 규모로 구축되며, PV7 등 대형 PBV 모델을 연 15만 대가량 생산해 두 공장을 합쳐 연 25만 대의 PBV 생산 능력이 확보된다.
이번 신공장에는 현대차·기아의 스마트팩토리 브랜드 ‘이포레스트(e-Forest)’가 적용돼 자동화·친환경·작업자 친화성이 강화됐다. 차체 공정에는 무인운반차량(AGV) 기반 스마트 물류 시스템을, 도장 공정에는 탄소 배출을 기존 대비 약 20% 낮춘 건식 부스를 도입했다. 조립 라인은 컨베이어와 셀(Cell) 방식을 병행해 다양한 차종을 유연하게 생산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기아는 PBV 특화 생태계를 구축하기 위해 6만3728㎡ 규모의 ‘PBV 컨버전 센터’도 운영한다. 여기서는 PV5 기반 탑차·오픈베드·캠핑용 차량 등 특수 목적 모델을 제작하며, 향후 PV7 기반 후속 모델도 개발한다. 기아는 ‘컨버전 포털 시스템’을 통해 협력사에 기술 가이드·차량 데이터·연구소 기술 지원까지 제공해 안정적 특장차 생산을 지원한다.
김민석 국무총리는 “2035년에는 국내 생산 차량의 80%가 친환경차가 될 것”이라며 “정부도 차량용 반도체의 안정적인 지원과 더불어 미래 모빌리티 연구개발, 자율주행 실증 등 우리 기업들이 기술 경쟁력을 높일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다연 기자 id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