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 현지 범죄조직에 가담해 중고거래 사기로 수천만원을 가로챈 한국인 2명이 경찰에 검거됐다.
광주 북부경찰서는 사기 등 혐의로 A씨(20대·여)를 구속하고 B씨(20대·여)를 불구속 입건해 조사하고 있다고 14일 밝혔다.
A씨 등은 7월부터 8월까지 필리핀을 기반으로 한 범죄조직에 가담해 중고거래 플랫폼에 의류·공구 등 생활용품을 판매하는 것처럼 허위 게시글을 올려 170여명으로부터 6000여만원을 가로챈 혐의를 받는다.
조사 결과 이들은 ‘택배 거래만 한다’며 대포통장으로 대금을 받은 뒤 물건을 보내지 않고 연락을 끊는 방식으로 범행한 것으로 드러났다. 조직 내부에서는 허위 게시글 작성, 대포통장 확보, 자금 관리 등 역할을 분담한 사실도 확인됐다.
A씨는 조직의 자금관리 역할을 맡았고, B씨는 SNS를 통해 조직과 접촉해 자신의 통장을 제공한 뒤 필리핀으로 건너가 범행에 가담한 것으로 파악됐다. 피해금 대부분은 생활비나 불법 도박 자금으로 사용된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중고거래 플랫폼을 압수수색하는 과정에서 B씨의 정황을 포착해 수사에 착수했으며, 비자 만료 후 귀국해 있던 A씨도 지난 11일 대전 주거지에서 체포했다.
경찰은 범행 경위와 전체 피해 규모를 조사하는 한편, 조직을 이끈 나머지 2명에 대해서도 수사를 이어갈 방침이다.
광주=최창환 기자 gwi1229@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