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 슈퍼스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포르투갈)가 또 한 번 인성 논란에 휩싸였다. 팔꿈치로 상대 수비수를 가격해 생애 첫 A매치 퇴장을 당한 뒤 관중을 조롱하는 동작까지 취했다. 호날두의 이번 퇴장은 포르투갈의 월드컵 본선 도전에도 영향을 주게 됐다.
호날두는 14일(한국시간) 아일랜드 더블린의 아비바 스타디움에서 열린 아일랜드와의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월드컵 유럽 최종 예선 F조 5차전에서 후반 14분 레드카드를 받아 퇴장당했다. 1985년생으로 만 40세인 호날두가 226번의 A매치를 치르는 동안 레드카드를 받은 건 처음이다. 포르투갈은 이날 0대 2로 져 승점 10점(3승1무1패)으로 조 1위를 유지했으나, 월드컵 본선행 조기 확정에 실패했다.
단순한 퇴장이 아니었다. 호날두는 페널티 박스 안에서 자리를 잡는 과정에서 견제를 받았다. 이후 오른쪽 팔꿈치를 강하게 휘둘러 상대 수비수의 등을 가격하는 신경질적인 반응을 보였다. 폭력에 가까운 행위였다. 주심은 비디오 판독을 거쳐 레드카드를 꺼냈다.
호날두의 기행은 끝이 아니었다. 아일랜드 홈 관중의 야유에 양손으로 두 눈을 비비는 손동작으로 대응했다. ‘더 울어보라’는 조롱이 섞인 제스처였다. 퇴장 직후에는 심판을 바라보며 입을 삐쭉이며 양 손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다. 이 역시 조롱 행위였다. 호날두는 아일랜드 팬들의 야유가 거세지자 오히려 박수를 치면서 그라운드를 떠났다.
호날두는 팀에도 민폐를 끼치게 됐다. 포르투갈은 조 2위 헝가리(8점), 3위 아일랜드(7점)로부터 추격을 받는 처지다. 오는 16일 아르메니아와의 예선 최종전에서 승점을 쌓지 못하면 월드컵 본선 진출이 위태로울 수 있다. 각 조 1위는 본선에 직행하지만 2위는 플레이오프를 거쳐야 한다.
호날두의 결장도 문제다. 이번 레드카드에 따라 수 경기 출장 정지 징계가 내려질 것으로 보인다. 이 징계는 친선 경기로 대체할 수 없다. 만약 포르투갈이 본선행을 확정한 가운데 호날두의 징계 수위가 높으면 내년 북중미월드컵 본선 초반 경기에 나서지 못하는 상황이 벌어질 수도 있다.
박구인 기자 capta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