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원·달러 환율이 2% 넘게 오르며 수입 물가가 9개월 만에 최대 폭으로 올랐다.
한국은행이 14일 발표한 수출입물가지수 통계를 보면 지난달 기준 수입물가지수(원화 기준 잠정치·2020년=100)는 138.17로 전월보다 1.9% 상승했다. 지난 1월(2.2%) 이후 9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올랐다. 수입물가지수는 지난 7월부터 4개월 연속 올랐다.
한은은 국제유가가 하락했지만 환율이 오르면서 수입물가 상승에도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지난달 원·달러 환율은 평균 1423.36으로 지난 9월 평균(1391.83원)보다 2.3% 상승했다.
품목별로 보면 원재료는 광산품(-0.9%)을 중심으로 0.6% 떨어졌지만 컴퓨터·전자·광학기기(9.7%), 1차 금속제품(5.7%) 등 중간재가 오름세를 보이며 3.8% 상승했다. 자본재와 소비재도 각각 1.3%, 1.7% 올랐다.
세부 품목에서는 암모니아(15.2%), 동정련품(10.3%), 기타귀금속정련품(15.7%), 인쇄회로기판(8.3%), 이차전지(4.7%)의 상승 폭이 컸다.
지난달 수출물가지수(원화 기준) 134.72로 전월보다 4.1% 올랐다. 지난해 4월 이후 1년 6개월 만에 오름폭이 가장 크다.
특히 반도체 품목 상승이 두드러졌다. D램이 20.1%, 플래시메모리는 41.2% 뛰었다. 인공지능(AI) 서버 투자 확대 등 영향으로 공급 대비 초과수요가 발생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컴퓨터·전자·광학기기(10.5%), 1차 금속제품(4.9%)을 중심으로 공산품 가격이 4.1% 올랐다. 농림수산품도 2.8% 상승했다.
이문희 한은 물가통계팀장은 이달 수출입 물가 전망과 관련해 “이달 들어 환율은 전월 대비 1.5% 정도 상승했고 두바이유 가격도 0.7% 정도 오른 상황”이라며 “국내외 여건 불확실성이 있어 좀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세종=김윤 기자 kyo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