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경찰, 서울대병원 수사 착수… ‘리마인더’ 의혹

입력 2025-11-13 05:00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 연합뉴스

경찰이 전자의무기록(EMR) 시스템 내 메모장 기능을 악용해 환자와 보호자 등의 정보를 무분별하게 수집했다는 의혹을 받는 서울대병원에 대한 수사에 착수했다.

12일 국민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서울 서부경찰서는 전날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혐의로 김영태 서울대병원장을 수사해달라는 고발장을 접수했다. 고발인 A씨는 “국회 교육위원회 국정감사가 있기 전까지 피고발인은 서울대병원 리마인더 오남용 사실을 묵인 방조하며 범죄사실을 은폐했다”고 주장했다.

리마인더는 환자의 알레르기 반응·항생제 효과를 기록하는 등 진료를 위한 간접 목적으로 쓰이는 EMR 내 메모장 역할을 하는 시스템이다. 그러나 일부 의료진이 환자나 보호자의 개인정보나 성향 등 진료와 무관한 정보까지 무분별하게 기록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일부 환자의 리마인더에는 ‘ZZZ’(쯧쯧쯧이란 뜻), ‘@@@’(또라이) 등의 은어가 사용돼 환자에 대한 조롱 및 차별 진료 유발 논란도 불거졌다.

특히 해당 정보는 환자가 퇴원하더라도 사라지지 않고 누적됐던 것으로 파악됐다. 리마인더에 기록된 정보는 비공식 정보라는 점에서 정보 주체인 환자 또는 보호자 등 제3자가 자신의 어떤 정보가 어떻게 수집되고 있는지도 알 수 없다.

앞서 지난달 28일 열린 국회 교육위 국감에서는 서울대병원의 리마인더 오남용에 대한 질타가 이어졌다. 국회 교육위원장인 김영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국민들이 의사와 환자의 갑을 관계 속에서 조롱과 무시로 인해 격노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김 원장은 “일부 사용자의 일탈이 있었다”며 “제가 조직문화를 잘못 만든 책임을 통감한다”고 말했다.

임송수 기자 songst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