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과 자존심 대결 앞둔 야구대표팀 “한일전은 무조건 승리”

입력 2025-11-12 17:50
야구대표팀 선수들이 12일 일본 도쿄로 출국하기 위해 서울 강서구 김포공항에 들어서고 있다. 연합뉴스

류지현 감독이 이끄는 한국 야구대표팀이 ‘숙적’ 일본과의 대결을 앞두고 결전지 도쿄돔으로 향했다. 이번 한일전은 단순 평가전을 넘어 내년 3월 열리는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을 대비한 모의고사 성격을 가진다. 최근 일본을 상대로 연패를 기록하며 고전하고 있는 대표팀은 전력 점검과 자존심 회복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노린다.

대표팀은 12일 김포공항을 통해 일본 도쿄로 출국했다. 13일부터 이틀간 도쿄돔에서 훈련을 진행한 뒤, 15∼16일 같은 장소에서 일본과 ‘K-베이스볼 시리즈’ 3·4차전을 치른다. 지난 주말 체코와의 시리즈 1·2차전을 모두 승리로 장식한 대표팀이 상승세를 이어갈지 주목된다. 이번 경기는 WBC 본선 1라운드에서 같은 조에 편성된 일본을 상대로 한 마지막 실전 점검 무대다.

최대 관심사는 일본전 부진 탈출 여부다. 대표팀은 최근 공식전에서 일본에 9연패 늪에 빠져 있다. 2017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APBC) 예선전에서 7대 8로 무릎을 꿇은 뒤, 지난해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이 주최한 프리미어12 예선전에서 3대 6으로 패하기까지 단 한 번도 승리를 챙기지 못했다. 마지막 승리는 2015 프리미어12 준결승전 4대 3 승리로, 10년을 거슬러 올라간다. 이 기간 패배가 누적되며 통산 전적은 23승 30패로 밀리고 있다.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과 2022 항저우 대회에서 세 차례 승리를 거뒀다. 그러나 일본이 아마추어 선수 중심으로 참가했다는 점에서 공식 대결로 보긴 어렵다. 올림픽과 WBC, 프리미어12 등 주요 대회에서는 승전고를 울리지 못하고 있다. 이번 2연전 역시 평가전에 속하지만, 일본 대표팀은 자국 리그 선수 위주로 명단을 구성했다. 분위기 반전에 성공한다면 WBC 본선에서의 승리도 기대할 수 있다.

류지현(왼쪽에서 두번재) 야구대표팀 감독이 12일 일본 도쿄로 출국하기 위해 서울 강서구 김포공항에 들어서고 있다. 연합뉴스

류 감독은 출국 전 인터뷰에서 “한일전은 반드시 이겨야 하는 경기”라며 “체코전 2연승으로 팀 분위기가 최고조로 올랐다. 선수단 내부에서 일본을 상대로 좋은 경기를 펼칠 수 있다는 자신감이 가득하다”고 말했다. 이어 “선수들에게도 본선 무대가 열리는 도쿄돔에서의 경기 경험이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선수들도 결의를 다졌다. 원태인(삼성 라이온즈)은 “지난 APBC에서 마키 슈고(요코하마)에 홈런을 맞아 패했다. 이번에 상대한다면 반드시 막아내겠다”고 각오를 전했다. 문동주는 “대표팀 모두가 일본전의 의미를 잘 알고 있다”고 했고, 정우주(이상 한화 이글스)는 “도쿄돔 등판은 오래전부터 꿈꿔온 순간이다. 자신 있게 임하겠다”고 강조했다.

최원준 기자 1j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