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2명 남았다…울산화력 붕괴 7일째, 수색 총력전

입력 2025-11-12 17:02 수정 2025-11-12 17:10
12일 울산 남구 울산화력발전소 보일러타워 부근에 구급차가 오가고 있다. 이번 사고 매몰자 7명 중 사망자는 5명이며 나머지 2명은 여전히 매몰 상태다. 연합뉴스

울산화력발전소 보일러 타워 붕괴 사고가 발생한 지 일주일째인 12일 구조대는 잔해 속에 남아 있는 매몰자 2명을 찾기 위한 총력 구조 작업을 이어가고 있다. 전날 밤사이 매몰자 2명의 시신이 추가로 수습되면서 사망자는 5명으로 늘었다.

중앙사고수습본부는 이날 오전 브리핑에서 “붕괴한 5호기 잔해 중 4호기와 인접한 구역에 매몰된 1명을 우선 구조 중”이라며 “아직 실종 상태인 1명을 찾기 위해 구조견과 영상 탐지기 등 모든 장비를 동원해 수색 범위를 넓히고 있다”고 밝혔다.

12일 울산화력발전소 보일러 타워 붕괴 사고 현장에서 소방대원들이 구조 인력 투입 전 지시를 받고 있다. /사진=울산소방본부 제공

이번 구조는 대형 크레인으로 상부 철골을 고정한 뒤 하부에서 구조대가 진입해 잔해를 걷어내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5호기 구조물은 붕괴 충격으로 옆 4호기 방향으로 기울어져 있어 철골을 제거하는 과정에서 2차 붕괴 위험이 여전히 남아 있다.

김정식 울산남부소방서 예방안전과장은 “안정성을 확보한 뒤 신중하게 진입해 구조를 추진할 계획”이라며 “작업 여건이 매우 어렵지만, 남은 매몰자들이 하루빨리 가족 품으로 돌아올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현장에는 구조대원 70여명과 민간 해체 전문가 40명이 조를 나눠 교대로 투입됐다. 구조 당국은 11일 정오 붕괴 위험이 있던 4·6호기 발파 작업을 완료한 뒤 본격적인 수색이 재개됐다. 이후 오후 10시14분 김모(63)씨, 12일 오전 5시19분쯤 이모(65)씨의 시신이 차례로 수습됐다.

사고는 지난 6일 오후 2시2분 울산 남구 한국동서발전 울산화력발전소에서 발생했다. 가로 25m, 세로 15.5m, 높이 63m 규모의 5호기 보일러 타워가 철거 중 무너져 내리면서 당시 현장에 있던 작업자 9명 중 7명이 매몰됐다. 2명은 사고 직후 구조됐지만, 이번 사고로 인한 사망자는 5명, 나머지 2명은 아직 매몰 상태다.

사고 발생 일주일이 지났지만 원청과 발주처의 공식 입장은 여전히 묵묵부답이다. 발주처인 한국동서발전은 “내부 확인 중”이라며 말을 아꼈고, 원청사인 HJ중공업은 계속된 연락에도 응답하지 않고 있다. 동서발전 측에서도 “HJ중공업 측과 연락이 닿지 않는다”고 전했다.

고용노동부 부산청 광역중대재해수사과 관계자는 “현재 산업안전보건법상 안전보건 조치 의무와 중대재해처벌법상 안전보건 확보 의무 위반 여부를 수사하고 있다”며 “구조 작업에 방해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자료를 확보하고, 현장 안전관리 실태와 법 위반 여부를 철저히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경찰도 전담팀을 꾸려 수사에 착수했다. 울산경찰청 형사기동대 관계자는 “7일부터 체계를 갖춰 사건 관계자 조사와 자료 확보를 병행하고 있다”며 “참고인 조사와 CCTV 분석 등을 통해 사고 원인을 규명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전날 수습된 희생자 김모 씨의 빈소가 마련된 울산 남구의 한 장례식장에는 유족과 동료들이 찾아와 오열했다. 김 씨의 아내는 “혹시라도 살아 있을지 모른다고 믿었는데…”라며 말을 잇지 못했고, 누나는 “그래도 동생은 찾았지만 아직 못 찾은 분들도 있다”며 “다른 가족들도 더는 고통받지 않길 바란다”고 울먹였다.

울산=조원일 기자 wch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