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선수 출신 방송인 현주엽(50)씨가 학창시절 학교폭력 가해자였다고 주장해 현씨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게시글 작성자가 1심에서 무죄 판결을 받았다.
수원지법 성남지원 형사2부(재판장 박정현)는 12일 정보통신망법상 허위사실에 의한 명예훼손 혐의로 기소된 A씨에게 이같이 선고했다. 재판부는 “검찰이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피고인이 작성한 글의 내용이 ‘허위사실의 적시’로 보기 어려워 명예훼손죄로 처벌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그러면서 “학폭 피해자로 지목된 주요 증인이 경찰에서는 폭행 피해 사실이 없다고 진술했으나 법정에 출석해 증언하지 않은 점 등을 고려할 때 그의 수사기관 진술은 신뢰하기 어렵다”고 했다.
다만 재판부는 현씨가 학창시절 학교 후배에게 물리적 폭력을 행사했다는 A씨 글의 진위 판단을 보류했다. 재판부는 “법정에 출석한 증인들의 증언을 보면 피고인의 주장에 부합하는 내용도, 주장을 인정하기 어려운 내용도 있다”고 했다.
검찰은 금전 요구를 위해 A씨가 범행한 것으로 봤으나 재판부는 휴대전화 문자 내용 등을 볼 때 학폭 피해 복수심에 따른 것으로 판단하고 재판에 넘겼다.
A씨는 2021년 3월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현씨와 같은 학교에서 운동했던 후배라고 주장하며 “현씨가 과거 학교 후배에게 물리적 폭력을 행사했다”는 허위 글을 올려 현씨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를 받는다.
앞서 같은 취지로 현씨의 학교폭력 의혹에 관한 글을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렸다가 정보통신망법 허위사실에 의한 명예훼손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또 다른 작성자도 지난해 2월 수원지법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권민지 기자 10000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