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천세종병원은 지난 2024년 12월 제주도에서 여행 중이던 미국 국적의 여성 A씨로부터 한 통의 다급한 연락을 받았다. 만삭의 A씨가 여행 중 산전 검진을 받는 과정에서 태아로부터 중증 선천성 심장기형이 발견됐기 때문이다.
연락을 받은 국제진료센터 바실리나 코디네이터는 부부로부터 자초지종을 확인한 뒤 즉각 소아심장 전문의인 김정윤 과장(소아청소년과)을 연결했다. 때마침 제주의 한 종합병원에서 파견 진료 중이던 김 과장은 신속히 부부를 불러 정밀 태아 검사를 진행했다.
아이는 우심저형성증, 중증 선천성 폐동맥판막 협착증, 대동맥판이첨판, 중증 대동맥 협착, 동맥관개존증, 심방중격결손 등 복잡 심장기형으로 진단됐다.
A씨 부부는 아이가 가진 병의 중증도와 함께 미국 내 긴 진료 대기 기간, 고액의 치료비 등을 고려해 부천세종병원에서 치료받기로 결정했다.
A씨는 이후 진료 협력 체계가 구축된 인천의 한 여성전문병원에서 출산했다. 그리고 아이는 곧장 부천세종병원 중환자실로 긴급 이송됐다. 이송 과정에서도 신생아의 안정적인 상태 유지를 위해 김 과장, 바실리나 코디네이터, 여성전문병원 간호사가 동행하는 등 탄탄한 진료 협력 시스템이 작동했다.
아이는 출생 6일째 풍선 폐동맥판막 확장술과 풍선 대동맥판막 확장술 등 고난도 시술을 성공적으로 받았다. 시술 다음 날 아이는 처음으로 스스로 모유를 섭취하는 것을 시작으로 활력징후가 점차 안정됐다. 그리고 무사히 퇴원해 가족의 품으로 돌아갔다.
김 과장은 “이번 아이의 경우 출생 직후부터 집중적인 신생아 치료와 조기 시술이 절대적으로 필요했던 고위험 사례”라며 “부천세종병원 의료진은 아이의 위중한 상태를 신속하게 판단하고 다학제 협진을 통해 시술 시기를 지체없이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고난도 심장 중재술을 안전하고 정확하게 시행할 수 있었던 것은 풍부한 임상 경험과 고도화된 시술 시스템, 그리고 전문 의료진 간 긴밀한 협업이 뒷받침됐기 때문”이라며 “모든 과정에서 아낌없이 지원해준 모든 분께 감사드린다”고 덧붙였다.
부천=김민 기자 ki84@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