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회는 언젠가 다시 온다”…‘비디디’ 곽보성은 꺾이지 않는다

입력 2025-11-09 23:41
라이엇 게임즈 제공

“언젠가는 다시 기회가 올 거라고 생각해요.”

KT ‘비디디’ 곽보성이 첫 LoL 월드 챔피언십 결승전에서 석패한 소감을 밝혔다.

KT 롤스터는 9일(한국시간) 중국 청두 동안호 스포츠 파크 다목적 체육관에서 열리는 2025 LoL 월드 챔피언십 결승전에서 T1에 2대 3으로 역전패했다. 2대 1 상황에서 4·5세트를 내리 졌다. 이로써 2012년 리그 오브 레전드(LoL) 팀 창단 이후 처음으로 오른 월드 챔피언십 결승전을 패배로 마무리했다.

이번 대회 내내 ‘후회 없이’ ‘보여주고 싶은 건 다 하고 가자’를 모토로 삼았던 곽보성이었지만, 그리고 실제로 그 마인드셋을 통해 월드 챔피언십 결승까지 올랐지만 꿈에 그리던 소환사의 컵을 목전에 두자 순간 침착함을 잃었다.

2025시즌 개막 전 KT가 받았던 기대치는 4~6위권. 하지만 LoL 챔피언스 코리아(LCK) 플레이오프에서 젠지를 잡으면서 시동을 걸더니, 3시드로 진출한 월드 챔피언십에선 스위스 스테이지 전승을 거두면서 미라클 런을 이어나갔다. 과도한 기대감과 압박감 없이 ‘오늘이 마지막이 되지 않게’ 매일 사투를 벌인 결과였다.

결승전 후 기자회견에 참석한 곽보성은 “오늘 경기장에 올 때도 ‘꼭 이기겠다’는 마음가짐보다는 ‘할 수 있는 건 최대한 해야겠다’는 마음가짐으로 왔다”면서 “확실히 월드 챔피언십에서도 가장 중요한 결승전이다 보니까 꼭 이기고 싶단 마음이 들었다. 나도 모르게 흥분하기도 했다”고 밝혔다.
라이엇 게임즈 제공

그래도 결승 무대를 충분히 즐겼다. 5세트 밴픽 도중 환하게 웃는 모습이 카메라에 잡히기도 했다. 곽보성은 “상대의 밴픽은 예상하고 있었다. T1이 카밀·갈리오를 선호해서 그 픽에 대비하면서 고 감독님께 ‘이런 픽을 할 수 있다. 자신 있다’고 말하면서 웃었던 것 같다”고 당시 상황을 회상했다.

결국 그가 마지막 세트에서 고른 챔피언은 스몰더였다. 곽보성은 “오늘 게임을 진행하면서 밸류(후반 캐리 챔피언)가 정말 좋다고 느꼈다. 한타에서 드래곤을 먹었을 때 시간이 지날수록 좋은 챔피언을 했고, (5세트 땐) 스몰더가 제일 좋아 보여서 뽑았다”고 밝혔다.

곽보성 2016년 CJ 엔투스에서 많은 기대를 받으며 데뷔한 초특급 유망주였다. 그러나 그의 프로 인생은 특급 유망주가 걷는 코스라기엔 너무나 많은 굴곡과 오르막이 있었다. 승강전과 중하위권 추락을 여러 차례 경험했다. 그래도 약 10년 만에 가까스로, 처음으로 월드 챔피언십 결승전까지 등반했다. 1년 내내 리그 오브 레전드(LoL) e스포츠 역사에 남을 만한 경기력을 유지해서다. 이번엔 아쉽게 졌지만, 그는 올해 충분한 자신감을 얻었다. 곽보성은 “언젠가는 다시 기회가 올 것이라고 생각한다”면서 “저도 잘해나가고 싶다”고 말했다.

곽보성은 KT 팬들에게 감사 인사와 사과도 전했다. 그는 “또 이렇게 잘 해나가다가 마지막에 졌다. 그 부분은 팬분들께 정말 죄송하다고 말씀드리고 싶다”면서 “그래도 올해 다 같이 열심히 한 덕분에 기대치 이상으로 많이 올라왔다. 포기하지 않고 응원해주신 점에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곽보성은 또 “KT가 잘할 때나 못할 때나 응원해주신 팬분들께 정말 감사드린다. 항상 마무리가 좋지 못해서 정말 죄송하다”며 “한 해 동안 응원해주셨는데 아쉬운 성적으로 마무리해서 죄송하다”고 말했다.

윤민섭 기자 flame@kmib.co.kr